경제·금융 정책

육회가 '식스타임즈'? '엉터리' 한식 메뉴판 손본다

정부와 국립국어원, 한국관광공사, 한식재단, 한국외식업중앙회가 협의체 구성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엉터리’ 외국어로 번역한 한식 메뉴판이다./출처=KBS뉴스 캡쳐우리나라 음식점에서 ‘엉터리’ 외국어로 번역한 한식 메뉴판이다./출처=KBS뉴스 캡쳐


육회(肉膾)는 ‘식스타임즈(six times)’, 곰탕은 ‘베어(bear·곰) 수프(soup)’, 동태찌개는 ‘다이나믹(dynamic·동태) 스튜(stew)’…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엉터리’ 외국어로 번역한 한식 메뉴판이다. 비단 영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600만명에 달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지만 메뉴판의 중국어 오역 문제도 심각하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드디어 적극적으로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국립국어원, 한국관광공사, 한식재단, 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한식 메뉴판의 오역을 고치기로 했다.

국립국어원과 한식재단은 외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와 음식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표준화된 한식 메뉴의 외국어 표기법을 만든다. 그룹구성원에는 외국인도 포함된다. 관광공사는 한식당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메뉴명 번역에 나섰다.

현재 한식 메뉴가 외국어로 표준화된 것은 200개 정도이며, 표준화는 되지 않았지만 번역에 오류가 없는 메뉴는 약 3,700개이다.


현재 한식메뉴와 번역될 언어를 선택하면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뉴판이 나오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나아가 독립된 사이트가 운영될 방침이다. 네이버 등 검색포털 사이트와 함께 음식 이름을 검색하면 3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의 표준 번역이 되는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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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메뉴판 번역은 간판·광고업체나 프랜차이즈 본사가 주로 담당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대한인쇄문화협회와 지역 인쇄업자, 프랜차이즈협회에 외국어 표기법을 제공할 방침이다.

한식재단은 이번 달부터 2개월 동안 외국어 메뉴 오류 사진과 상호 이름을 온라인으로 신고하면 식당에 연락해 이를 개선하는 시범 사업을 펼치고 관광공사는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의 식당 1,000곳에 외국어 메뉴판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관광공사가 274개 한식당을 대상으로 한 외국어 메뉴판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새누리당 엄동열 의원은 “서울 한식당 중 중국어 메뉴판이 있는 식당 3분의 1의 메뉴판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우리 한식을 외국어로 올바르게 표기하는 것은 수용태세의 기본인 만큼, 기본에 충실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 및 음식업계와 협업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며 “올해에는 하반기에 외래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가격, 품질, 원산지 등 서비스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관련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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