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남중국해 갈등 2라운드] 한국, 16시간 장고끝에 "판결에 유의"

미·중 사이서 고심…'평화적 해결' 재확인

우리 정부는 13일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한 국제 중재재판 결과에 대해 “판결에 유의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을 계기로 “남중국해 분쟁이 평화적이고 창의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 시간으로 전날 오후6시 국제 중재재판이 판결을 내린 지 16시간 30분 만에 정부의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이번 판결의 내용을 반영하는 적절한 문구를 찾기 위해 고심했으며 그 결과 나온 것이 “판결에 유의(留意)한다”는 표현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음에 새겨 두어 조심하며 관심을 가지다’라는 뜻으로 중국 측에 판결을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미국이나 일본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관련기사



이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주요2개국(G2)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어느 한쪽의 입장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와 포괄적 전략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에서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협조가 절실한 중국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배치 결정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전부터 밝혀 온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론적 입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 정부는 그동안 주요 국제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에서의 평화와 안정,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며, 남중국해 분쟁이 관련 합의와 비군사화 공약, 그리고 국제적으로 확립된 행동규범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