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실향민 그림 모아 만든 연등, 9월 런던 템스강에 띄운다

강익중 '집으로 가는 길'

강익중강익중


“임진강 물과 템스강 물이 하나로 이어진 것처럼 분단의 아픔을 가진 우리 민족의 희망이 강물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치료의 백신’이 되기를 바랍니다. 작품 ‘집으로 가는 길’을 고향을 떠난 모든 이에게 바칩니다.”

현대미술가 강익중(56·사진)이 실향민의 그림 500점을 모아 제작한 대형 연등 설치작품을 오는 9월 영국 런던 템스강에 띄운다. 강 작가는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신작 ‘집으로 가는 길’의 기획의도를 이같이 설명했다.

작품은 9월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개막해 한 달간 열리는 ‘토털리 템스’에서 선보인다. 토털리 템스는 지난 1997년 시작해 매년 9월 68㎞의 강 주변에서 150여개 행사가 열리는 지역 문화축제다. 작품은 3층 건물 높이에 달하는 대형 조형물로 육면체 형태에서 바닥을 제외한 5개면에 100개씩 그림을 붙여 제작된다.




80·90대의 실향민들에게 가로·세로 3인치의 그림을 의뢰한 강 작가는 “‘고향 생각 나십니까, 한번 그려주세요’라고 말씀드리면 대부분 어린 시절을 그리며 우신다”면서 “우리 세대에서 꼭 남북 분단을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했다”고 말했다. “통일을 꿈꾸기만 하면 통일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작가는 “통일을 비행기에 비유한다면 연료는 꿈이며 비행기의 날개는 좌우가 같아야 하고 ‘자유’의 바람을 타고 날아올라 마지막 종착지는 홍익인간, 즉 전 세계와 함께 우리의 꿈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강 작가는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에서 특별상을 받은 후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꿈의 다리’ 건립을 목표로 ‘어린이 그림’을 수집해오고 있다. 그는 “어르신들의 그림은 세상을 보는 창이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면서 “아이들은 미래라는 창으로 오늘을 보고 어른들은 과거의 창으로 현재를 본다”고 덧붙였다.

조상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