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7월 자금 모집 제로...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급브레이크

BBB 회사채 고질적 수급난에다

호텔롯데 상장 철회로 투자심리 '뚝'

삼성바이오·두산밥캣 등 상장하는

하반기 돼야 투자자 다시 유입될 듯



올 상반기 공·사모형 펀드시장을 통틀어 히트상품 중 하나였던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가 고질적인 BBB급 회사채의 수급상 어려움 속에 사모형 상품의 신규 설정에 급제동이 걸렸다. 인기의 원동력이던 대규모 기업공개(IPO) 기대감도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로 한풀 꺾여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의 자료를 보면 이달 들어 신규 설정된 사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가 전혀 없다. 사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의 매월 신규 설정 규모는 2월부터 5월까지 1,000억원을 넘었고 4월에는 2,408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새로 만들어진 펀드의 설정액이 968억원에 그쳤고 이달에는 아예 사라진 것이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는 펀드 자산의 45%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는 대신 IPO 공모주 물량 가운데 10% 수준을 우선 배정 받는다. 1인당 3,000만원 한도 안에서 배당·이자소득에 대해 금융소득종합과세와 별도로 15.4%의 세율로 분리과세된다.

상반기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사모형 펀드로 집중됐다는 점에서 신규 설정액의 이러한 급감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자산운용사들은 올해부터 펀드에 담아야 하는 BBB급 회사채 물량이 30%에서 45%로 상향되면서 운용에 부담을 느꼈고 기존 공모형 펀드 대신 신규 설정하는 사모형 펀드로 수요를 유도했다.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 이후 2.28%, 3개월간은 1.69%로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올해에만 1,262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처럼 사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의 인기에 급제동이 걸린 건 그간 꾸준히 제기돼 온 회사채 수급상의 어려움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가 분리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펀드 투자자산의 최대 45%까지 신용등급 ‘BBB+’ 이하의 채권으로 담아야 한다. 반면 BBB급 회사채 발행은 상당히 적다. 금융감독원의 집계를 보면 BBB급 회사채의 발행 건수는 올해 들어 월별로 4건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발행액 역시 5월 2,85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400억원이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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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BBB급 회사채 발행 규모도 적은데다 펀드에 편입할 수 있을 정도로 재무상황이나 기업 펀더멘털이 안정적인 기업의 회사채도 찾기 쉽지 않다. 과거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를 출시했던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는 신용 리스크를 감안해 유통시장에서 기존 발행된 회사채를 사들이기보다 펀더멘털이 비교적 괜찮다고 판단되는 기업이 신규 발행하는 것을 담는 게 일반적”이라며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찾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더 큰 원인으로는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호텔롯데가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투자심리가 식은 점도 지적된다. 손석찬 KTB자산운용 상품전략팀장은 “호텔롯데가 원래 예정했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시점에 맞춰 많은 투자수요가 유입됐는데 상장을 철회하면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올해 크고 작은 IPO는 꾸준히 이어지지만 개별 펀드에 배정되는 공모주의 양은 많지 않아서 펀드의 수익률에 의미 있게 영향을 줄 만한 수준은 못 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투자심리가 다시 올라가려면 조 단위 대규모 IPO 물량이 다시 출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손 팀장은 “현재는 소강상태”라며 “하반기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두산밥캣·넷마블게임즈 등의 상장이 가시화하면 다시 투자자들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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