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포켓몬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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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일본 닌텐도사에서 선보인 오락게임 ‘포켓몬(포켓몬스터)’은 나오자마자 어린이들의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더 인기가 좋았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압권은 1997년 12월 일본 TV 도쿄에서 방영된 포켓몬 애니메이션. 강렬한 빛이 화면을 뒤덮는 장면이 나오자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어린이들이 일본 전역에서 집단 섬광 발작을 일으키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포켓몬은 문구류와 의류, 영화,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져 모두 대박이 났다. 1985년 슈퍼 마리오에 이어 10년 만에 터진 포켓몬의 성공으로 닌텐도는 글로벌 게임업체의 위상을 확실히 다지게 된다. 잠시 잊힌 듯하던 ‘주머니 속의 괴물’, 포켓몬이 스마트폰 속에서 다시 살아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닌텐도가 6일 내놓은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Go)’가 미국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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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유력 언론들이 앞다퉈 칼럼·기사를 통해 포켓몬 고의 열풍을 전할 정도다. 특히 홀로코스트 기념관과 9·11 테러 기념관 등 정숙이 필요한 공간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져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위치정보시스템과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한 게임이기 때문. 스마트폰으로 특정 장소를 비추면 화면에 포켓몬 캐릭터가 나타나고 게이머들은 거리와 공원 등을 찾아다니며 포켓몬을 잡는 방식이다.

출시 일주일도 안 돼 하루 사용자가 트위터 이용자수에 육박하고 있다니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닌텐도는 신이 났다. 주가는 연일 껑충 뛰어 최근 사흘간 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 불었다.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지 못해 날개가 꺾일 뻔하다 포켓몬 고 한방으로 재기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시들던 게임 왕국의 부활을 보면서 캐릭터와 콘텐츠의 힘을 새삼 느낀다. /임석훈 논설위원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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