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름철 지하철 2호선, 출·퇴근 29℃ 찜통철…낮엔 22℃로 시원

본지 조사 결과

지난 12일 퇴근시간에 승객들이 신도림행 지하철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  /박우인기자지난 12일 퇴근시간에 승객들이 신도림행 지하철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 /박우인기자


최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들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할 때마다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 만원 승객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지하철 객실 안은 그야말로 ‘찜통’ 수준이어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최판술 서울시의원(국민의당·중구1)이 지하철 1~4호선 고객불만 민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동차 냉난방 민원이 전체 민원의 47%로 가장 많았다. 특히 ‘덥다’는 민원이 73%로 ‘춥다(22%)’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한가한 낮 시간대 지하철을 이용하는 일부 시민들은 과도한 냉방으로 추위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영등포·강남구청의 도움을 받아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온도를 직접 측정해봤다.

오후7시 교대역 객차에 올라타자

냉방시설 가동에도 이마에 땀방울

“콩나물이야, 콩나물” 곳곳 짜증




지난 12일 퇴근 시간인 오후7시 지하철 2호선 교대역에서 객차에 올라타자 온도계는 28.5도를 가리켰다. 냉방시설을 최대한 가동하는 시간이었지만 객실 온도는 탑승 전 승강장 온도인 28.8도와 별 차이가 없었다. 어느새 승객들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콩나물이야, 콩나물”이라는 한숨 섞인 한 아주머니의 말에서는 짜증이 배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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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12~13일 이틀간 신도림~교대 노선 지하철의 출퇴근 시간대 객실 온도를 측정한 결과 본격 퇴근 시간인 오후7~8시의 평균 온도는 28.3도에 달했다. 불과 한 시간 전인 오후6~7시의 평균값(26.7도)보다 2도 가까이 높았다. 이는 출근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오전7~8시의 평균 온도는 25.9도에 이르렀으나 비교적 한산한 시간인 정오~오후1시30분에는 22.5도에 그쳤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평소 시간보다 직장인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의 객실 온도가 최대 5.8도나 높은 것이다.

러시아워 다가오자 5.8℃ 높아져

더워지면서 사소한 일로 다툼도

“빅데이터 활용, 칸 이동 유도해야”



부천에서 출퇴근한다는 한 50대 남성은 “사람이 많은데다 요즘처럼 날씨까지 더우면 지하철을 탈 때 짜증이 더 난다”며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을 피하고자 출근 시간을 좀 더 앞당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경찰대 관계자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데다 날이 더워지면서 지하철 내에서 사소한 일로도 다투는 사례가 늘었다”며 “대부분은 현장에서 마무리되기도 하지만 간혹 폭행으로 이어지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사람이 몰리는 정도나 시간대에 따라 냉방의 세기를 달리하도록 기관사들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냉방을 최대로 해도 온도 상승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출퇴근 시간에 특정 열차에 사람이 몰려 객실 온도 상승이 불가피할 경우 사람이 적어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다른 칸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안내방송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현덕·박우인·이두형기자 always@sedaily.com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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