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고인돌]"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15일 개운중서 열린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 <br>100여명 학생들 참가해 조선시대 장애인사 배우고<br>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의미와 가치 깨달아

“교수님 감사합니다~”   15일 개운중학교에서 열린 강좌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을 끝내고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이 정창권(가운데) 고려대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교수님 감사합니다~” 15일 개운중학교에서 열린 강좌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을 끝내고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이 정창권(가운데) 고려대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조선시대 궁중에서 악기를 연주하던 악공 중 약 5%는 시각장애인들로 그들은 엄연한 관직자로서 관현맹인이라고 불렸지요. 그들은 내명부에서 벌어진 잔치 등 중요한 행사에 없어서는 안될 전문가들이었답니다. 그럼 왜 내명부에는 관현맹인이 연주를 했을까요?” “당시 궁궐에서 왕비의 얼굴은 공개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내명부 주요한 행사에는 관현맹인이 연주를 맡았답니다.”

15일 개운중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을 맡은 정창권 교수는 “조선시대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이 지금보다 적었다”고 설명하면서, 설혹 장애가 있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인 환경과 그들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고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4년째다. 이날 강좌는 도봉도서관의 지역학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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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조선시대 장애인사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더불어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면 재상의 자리에 올랐던 인물을 소개하면서 장애인은 격리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정조대에 대사성 대제학을 지냈던 이덕수는 청각장애인이었지만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오기도 했어요 ‘귀가 들리지 않는데 어찌 사신으로 가겠습니까’라며 반대하는 신하들에게 영조는 ‘그대들도 중국에 가면 귀머거리와 같다’며 반대의견을 일축하기도 했지요. 이덕수는 필담으로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정 교수는 윤지완(숙종대 우의정), 이원익(선조~인조대 우의정 영의정), 체제공(영정조대 재상), 허조(세종대 좌의정) 등 신체적인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던 조선시대 주요 정승들과 그들을 등용했던 왕의 정치철학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날 강의에는 개운중 독서동아리 및 희망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학기말 여유기 활동의 일환으로 참가했다. 강의가 끝나고 정 교수가 강의가 어땠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주제가 수업시간에는 배울 수 없는 내용이라서 재미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올해 4회째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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