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생물 음식물처리기 보급률 1%…성장 가능성 봤죠"

이세영 멈스전자 대표

증권사 애널리스트서 제조업 도전

환경부서 기술인증한 유일업체

기술장벽 높아 가격경쟁력 우위

中 공략 가속…내달 현지공장 가동

창업 3년 만에 매출 400억 눈앞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승승장구하던 금융투자업계를 박차고 나와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그 동안 다른 사람들이 해 놓은 사업의 시장성을 분석하는 일만 했던 그가 실제 제품을 직접 만드는 일을 시작하자 주위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주변의 우려를 잠재우고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2013년 미생물 음식물 처리기 업체를 인수한 뒤 불과 4년도 안돼 매출액 400억원을 바라보고 있고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세영(사진) 멈스전자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있는 멈스전자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에게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시절 800개가 넘는 업체를 탐방하면서 어떤 기업이 흥하고 어떤 기업이 망하는 지를 연구하면서 사업을 구상해 왔다”며 “10년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왔던 미생물 음식물처리기 사업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2013년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선보인 ‘멈스’가 1년 만에 2만대 넘게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미생물 음식물 처리기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현재 보급률이 1% 밖에 안돼 앞으로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인데다 진입장벽이 높아 가격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우리나라만 해도 2,000만 가구에 음식물 처리기 보급률이 1%밖에 안 되는데다 해외에서는 음식물 처리기라는 제품 자체가 없을 정도라서 시장의 성장성을 매우 높게 봤다”며 “또 미생물을 활용한 음식물 처리기는 개발과정이 길고 소음과 전기료, 악취, 방수, 설치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정수기나 제습기처럼 가격이 치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멈스전자의 제품은 어려운 문제들을 무난히 해결해 홍콩과 대만, 유럽 등 해외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의 발명 대회 상도 휩쓸었다.


이 대표의 사업 시작과 성장에는 항상 ‘사람’들이 있었다. 이 대표가 사업을 한다고 하자 자신이 운영하던 투자 자문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초기 자금을 모아줬다. 이 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자문 서비스 수수료를 받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회원들과의 신뢰가 매우 두터웠다”며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자 2,000여명의 투자자들이 40억원의 초기 자금을 한 달 만에 모아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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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은 자금으로 이 대표는 음식물처리기 업체인 멈스전자를 인수했다. 음식물 처리기는 소비자들이 한 번 쓰면 이것 없이는 못 산다고 할 정도로 고객 충성도가 높았지만 업체들이 영세해 산업이 크지 않았다. 멈스전자를 인수한 뒤 평소에 알고 지내던 국내 미생물 학계의 권위자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책임연구원과 함께 최고 사양의 음식물 처리기를 만들었다. 개발에만 80억원이 들었다. 이 대표는 “카페 회원들과 미생물 학계, 전자 업계의 최고 전문가만 함께 한다면 이 사업은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판단했다”며 “결국 고초균과 유산균, 효모균 등을 배합한 미생물이 음식물 쓰레기를 다 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화에 성공했고 환경부의 인증을 받은 업체는 우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멈스전자는 처음부터 해외를 바라보고 있었다. 8월이면 중국 항저우에 23만1,404㎡ 규모의 중국 생산법인도 가동에 들어간다. 4개의 판매법인도 이미 멈스전자의 음식물 처리기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 진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국 유명 물류회사 등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가능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중국에서 제품 테스트를 해왔고 지난해부터 중국 수출을 시작해 올해는 400억원의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가정용 뿐만 아니라 업소용 시장까지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교=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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