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류정필의 음악 이야기] 찾아가는 음악회



언젠가부터 예술단체가 관객을 찾아가는 음악회가 자주 열리는데, 문화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청중과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어 공연 분위기를 이끌어가기 힘든 상황도 있다. 그렇다고 음악가들이 공연을 대충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떤 관객이 오든 무대 위 공연자는 그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공연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관객일수록 단 한 번의 공연관람이 다시 공연을 보러 올지를 결정하는 큰 계기가 된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무역 10위안에 들어 있는 부유한 나라가 됐다. 우리의 경제 사정과 삶의 질 또한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하지만 우리의 평균적 문화수준은 아직 그만큼의 발전은 이루지 못한 듯하다. 불과 60여 년 전 전쟁을 치른 나라가 지금 같은 문화적 혜택을 누린다는 것이 기적에 가까운 일이긴 하지만 우리의 문화가 경제 발전 수준과 균형을 이룰 만큼 높아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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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수준, 특히 공연문화 수준은 확실히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예를 들어 국립오페라단의 공연 시스템은 이미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좋을 만큼 훌륭히 자리를 잡은 상태다. 전속 오케스트라나 전속 극장이 없는 상황에 어떻게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하는 놀라울 정도다. 또한 국내 여러 오케스트라나 합창단 그리고 전문 예술가들의 실력은 자랑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하다.

하지만 공연문화의 지역적 불균형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거의 군 단위까지 문화회관이 생긴 현재 장소가 없어 공연을 못 올리는 상황은 벗어났지만 질 좋은 공연들은 아직도 서울에만 집중돼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예술단체가 관객을 찾아가는 음악회는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하고 발전해야 할 의미 있는 사업이다. 지난주 필자는 군병원, 소방서, 복지관 등 일반적으로 공연이 행해지기 어려운 장소에서 공연을 하며 새로운 청중을 만났다. 클래식 음악과 성악가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해하는 청중들의 모습을 보니 정식 공연장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뿌듯함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쉽지 않은 무대였으나 만약 이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이 공연문화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느꼈다면 연주자로서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테너)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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