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은 텡기즈셰브로일사(社)가 발주한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의 원유생산 플랜트 건조에 들어간다고 18일 밝혔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4년 말 해당 플랜트를 수주했다. 하지만 발주처가 유가 하락에 돈이 떨어지자 최종 투자승인을 보류해 왔다. 발주처인 텡기즈셰브로일(TCO)은 글로벌 오일 메이저인 셰브론과 엑슨모빌이 지분을 각각 50%와 25% 보유한 합작사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공사는 27억달러 규모로, 유정 제어·원유처리시설 등 생산설비 모듈을 제작하는 공사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해양 플랜트 프로젝트다. 대우조선은 옥포조선소와 자회사인 신한중공업 등에서 90여개 모듈을 제작해 오는 2020년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상세 설계와 대형장비 구매, 현지 설치 공사는 주문자 책임으로 진행되고, 대우조선해양은 모듈 제작만 담당한다.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으로 유동성 부족에 시달려 왔던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공사 시작으로 선수금으로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를 확보하게 됐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번 투자결정은 최근 해양 공사 물량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자재 업체와 협력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최근 유가가 반등하면서 그동안 중단했던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BP사는 올 하반기중 멕시코만 ‘매드독 2 프로젝트’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제작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국내 조선 빅3와 중국, 싱가포르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이탈리아 국영에너지 기업인 ENI는 삼성중공업 컨소시엄과 모잠비크 해상 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발주를 놓고 단독협상을 진행중이며 오는 10월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가 올 연말 배럴당 60달러로 안착하면 일부 해양플랜트 입찰이 재개돼 내년부터 숨통이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진·한재영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