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구본무식 성과주의 드라이브...LG '적자' 계열사 에버온 판다

LG CNS 자회사로 설립후 적자 지속

LG그룹이 실적을 내지 못하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거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등 성과주의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9일 LG에 따르면 LG CNS가 자회사인 에버온 매각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LG CNS는 지난 2013년 에너지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LG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전기차 카셰어링 업체 에버온을 설립했다. 에버온은 ‘씨티카’라는 브랜드로 개인 대상 전기차 셰어링, 법인 대상 전기차 장기 렌트,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의 사업을 해왔다.

그러나 에버온은 설립 이래 충전 인프라와 수요부족 등으로 적자에 허덕였다. 지난해 매출 28억원, 영업적자 6억원, 당기순손실 8억원을 기록했으며 2014년에도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각각 9억원과 11억원에 달했다.


성장 잠재력은 있지만 당장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에버온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LG 관계자는 “회사가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매각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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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과주의 경영을 예고해왔다. 그는 3월 임원 세미나에서 “기존 산업의 지형에서 파괴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 강점을 고려해 집중해야 할 사업을 정하고 고객과 시장의 관점에서 사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단행된 LG전자의 모바일(MC)사업본부 구조개편 역시 이 같은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MC사업본부는 전략폰 G5의 판매부진 등으로 1·4분기 2,0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4분기에도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LG전자는 이달 초 ‘PMO’ 조직을 신설하고 주요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MC사업본부의 조직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LG그룹이 연말 정기인사 시즌이 아닌 연중에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LG그룹은 또 인사관리에서도 성과주의 도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LG이노텍은 대기업 중 처음으로 생산직 사원을 대상으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사무·기술직처럼 성과·역량 기반 인사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LG전자도 인사제도를 전면 개편한 ‘인사혁신안’을 시행하고 있다. 혁신안에 따르면 연공서열 위주의 직급제를 업무 중심으로 전면 전환하고 인사평가 방식도 일부 최상·최하 등급을 제외하고는 절대평가로 바꾼다. 기존 5만종에 이르던 전자문서는 30종으로 줄여 비효율적이던 승인절차를 간소화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철저한 실행과 성과주의를 강조한 구 회장의 경영혁신 의지가 계열사 경영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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