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LG이노텍 이어 SK하이닉스도 생산직 호봉제 완화 동참

상생 모범으로 떠오른 SK하이닉스 임금개편

직무, 성과 체계로 이달부터 적용

노사 1년동안 머리 맞댄 끝에 탄생



대기업 생산직의 고용 체계가 빠르게 바뀌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가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직무·성과급 체계를 도입한다. LG이노텍에 이어 국내 대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생산직의 호봉제 완화에 동참한 사례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이번 급여 체계 개편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 1년간 논의한 끝에 탄생한 결과라는 점에서 상생의 모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지 6월17일자 1면·6월23일자 14면 참조

SK하이닉스는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각자 직무와 성과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새 임금 체계를 만들어 기존 호봉제 대신 이달부터 적용한다고 19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저성장·고령화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회사 구성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사가 함께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직무·성과 중심의 급여 체계가 도입되면 맡은 임무가 어렵고 중요할수록, 성과가 우수할수록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생산직 호봉제를 완전히 폐지한 것은 아니며 이번 개편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가 정착하는 일종의 과도기 단계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생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반도체 ‘명장’ 육성에 초점을 맞춘 인사·교육 제도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8단계로 세분된 생산직 직위 단계를 5단계로 간소화하고 직원들의 직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통합 기술 역량 강화 시스템’도 지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기술명장제’도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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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생산직 호봉제 완화는 국내에선 지난달 생산직 호봉제를 폐지한 LG이노텍에 이은 두 번째다. 연차에 따라 급여가 늘어나는 연공서열적 호봉제 체계에서는 상·하위 구성원 간 임금 격차가 벌어진다. 일부 승진자에게 임금인상 혜택이 쏠리는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 근로자 개개인의 성과와 직무별 숙련·난이도가 무시되는 것도 호봉제의 단점이다.

산업계는 SK하이닉스가 노사 간 극단적 대립 없이 합의를 통해 생산직 임금 체계를 수술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노사 상생의 모범을 보였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6월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임금체계개편위원회’를 발족한 후 1년에 걸쳐 생산직 임금 개편안을 논의해왔다.

LG이노텍과 SK하이닉스의 개혁에 힘입어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경직된 임금 구조를 깨뜨리기 위한 생산직 호봉제 철폐 흐름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한국 전자업계 대표주자인 이들 기업의 행보는 글로벌 경쟁 격화와 세계 경기의 장기 침체로 변화가 절실한 국내 산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5조원 규모가 넘는 고강도 자구안을 확정짓고 경영 정상화를 모색하는 대우조선해양은 조만간 생산직 직무급제 도입을 포함한 대대적 급여·인사 분야 수술을 예고한 상태다.

이미 해외 굴지의 제조업체 가운데는 성과제 중심 급여제도를 생산직까지 적용한 기업이 많다. 지난 2004년 호봉제를 완전히 폐지한 일본 도요타자동차나 기본급 자동인상 제도를 2011년 없앤 이탈리아의 완성차 브랜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대표적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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