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중금리 대출 활성화 1년 … '금리 절벽' 해소 기대감 '쑥'

저축銀·P2P업계 위주 대출 급중

이달 출시 시중銀 '사잇돌 대출'

2주 만에 집행액 300억 넘어

서울보증 한도액 조기 소진 땐

은행 사업모델 지속 어려울수도

연말 인터넷銀 출범이 기폭제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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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6개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서민 금융상품을 출시해달라’며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진출할 것을 주문했다. 당시 국내 금융권의 ‘금리 절벽’이 심각해 신용 1~3등급의 고신용자는 은행권에서 5% 미만의 대출금리를 적용 받았지만 4~7등급의 중신용자들은 은행 대출이 어려워 2금융권에서 20% 안팎의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중금리 대출 시장은 어떨까. 그사이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P2P대출이 활성화됐다. 이어 이달에는 SGI서울보증과 손을 잡은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 대출’을 선보이는 등 금리 절벽 해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경우 일부 업체만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형편이고 은행들의 경우 중금리 대출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중신용자들의 대출 시장이 국내 금융권에 자리 잡기에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연말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집중하고 2금융권들도 뛰어들어 경쟁 양상을 보이면 시장 형성 속도 빨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20일 SGI서울보증보험 따르면 지난 5일 출시된 사잇돌 대출 집행액이 출시 2주 만인 19일 300억원을 넘어섰다. 대출 집행건수는 2,997건이며 대출잔액은 306억6,6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1,000만원가량을 대출 받았다.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이 자체 출시한 중금리 대출 상품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대출액 911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출시된 SBI저축은행 ‘사이다 대출’과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와우론’ 등의 누적대출액 또한 각각 942억원과 520억원을 돌파했다. P2P 금융 업체 누적대출 취급액 또한 지난달 말 1,525억5,166만원을 기록하는 등 1년 전과 비교해 중금리 대출 시장이 부쩍 성장한 모습이다.


P2P 금융 업계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겨냥해 탄생한 곳인 만큼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관련 상품을 내놓는 업체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어 앞으로도 금리 절벽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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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은행권이다. 우선 사잇돌 대출의 경우 SGI서울보증보험이 시중은행들에 보증해주는 방식으로 대출이 집행되고 한도액은 5,000억원이라 지금 추세면 10개월 내에 한도가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리스크를 떠안고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서울보증보험 측이 한도를 늘리지 않는 한 사업 모델이 지속되기 어려운 형태다. 실제 대부분 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상품 영업에 적극적이지 않은데다 관련 실적 공개를 꺼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말 출범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중신용자들이 주된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측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들이 가진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이른바 ‘금리절벽’ 문제로 힘겨워하는 중신용자 대출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기존 금융사들과 차별화되고 보다 혜택을 많이 주는 금융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시장을 활성화시키면 여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들 또한 시장 진출에 다시금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금융권 대출자 1,516만명 중 4~7등급에 해당되는 인구 수는 564만명으로 전체의 37.2%에 달해 관련 시장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양철민·이주원기자 chopin@sedaily.com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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