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품격 인문학 강좌서 삶의 지혜 찾아요"

■백상연구원-서울교육청 주최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 4기

30개 강좌 164회 강의 구성

각 분야 전문가들 대거 참여

실습 곁들인 강좌 만족도 높아

청소년 독서 지도에 큰 도움

‘낙타가 사막으로 간 까닭은?’  지난 13일 서라벌고에서 열린 최형선 성균관대 교수의 ‘다른 동물의 삶은 안녕하신가요’에 참석한 학생들이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있다. 최 교수는 북아메리카에 살던 낙타가 환경변화에 굴하지 않고 사막으로 이주해 살아남은 이야기를 통해 동물에게서 배우는 생존전략을 설명했다./사진제공=백상경제연구원‘낙타가 사막으로 간 까닭은?’ 지난 13일 서라벌고에서 열린 최형선 성균관대 교수의 ‘다른 동물의 삶은 안녕하신가요’에 참석한 학생들이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있다. 최 교수는 북아메리카에 살던 낙타가 환경변화에 굴하지 않고 사막으로 이주해 살아남은 이야기를 통해 동물에게서 배우는 생존전략을 설명했다./사진제공=백상경제연구원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4기가 서울시 중고등학교와 공공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 개최하는 고인돌은 인문학에서 현실적 문제 해결의 단초를 찾아보자는 데 착안해 기획했으며 국내 일반 인문학 강좌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 받고 있다. 고인돌은 지난 3년간 총 3만여명의 수강생들이 참석했으며 그중 청소년들은 전체 수강생의 48%(1만4,000여명)에 이른다.

올해 4기를 맞이한 고인돌은 총 30개 강좌, 164회 강의로 구성해 서울시 교육청 산하 21개 공공도서관과 30여곳의 중고교 등에서 오는 12월까지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수강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실습을 곁들인 강좌 개발에 주력했다. 미술사와 실기를 연계한 ‘손으로 생각하기’ ‘도전과 창조의 순간, 예술’, 미디어의 역사와 글쓰기를 연계한 ‘미디어를 보여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역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강좌도 신설했다. 조선을 대표하는 사상가인 퇴계와 율곡의 철학과 삶을 비교해보는 이광호 연세대 명예교수의 ‘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 조선시대 과학의 수준을 역사적 기록으로 확인해보는 안나미 박사의 ‘조선의 과학 이야기’ ‘별 따라 전설 따라’, 그리고 풍속화로 민초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신선영 박사의 ‘그림으로 보는 옛사람들의 삶과 바램’ 등이다. 그 밖에도 인문학의 본령인 문학(文)·역사(史)·철학(哲) 등을 넘어 애니메이션·영화·경제사·생태학·중세문학·글쓰기 등 인문학의 외연을 넓혀가는 융복합 강좌로 구성했다.


고인돌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교과서 밖의 살아 있는 인문학적 교양과 지식을 전문가의 강의로 만나 융합형 인재로 거듭나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성인들의 인문학 강좌 수요에 부응하며 ‘평생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고급 인문학 강좌의 문턱을 낮추고 주제별로 5회로 강의를 구성, ‘열린 대학’으로서의 지적 수요에 기여해 주목 받고 있다. 진화론과 생태학을 접목한 최형선 성균관대 교수의 강좌 ‘다른 동물의 삶은 안녕하신가요’에 참석한 이하준 서라벌고 학생은 “이공계 학문의 실용성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는 요즈음 고인돌 강좌를 통해 기초학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면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동물들의 이야기에서 생존전략을 배우고 생태계 전체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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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순항하고 있는 고인돌은 자칫 입시에 올인하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생각의 폭을 넓혀 미래를 스스로 고민해볼 기회를 제공하며 성인들에게는 인문학 공부를 통해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돌아보며 공동체의 가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학교도서관을 통해 강의를 진행하는 청소년 강좌는 자칫 공교육에서 놓치기 쉬운 독서지도에 대한 지침과 연계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양지혜 숭실고 사서 교사는 “외부 전문가가 진행하는 고인돌 강좌는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강의를 듣고 관련 책에 대한 학생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지역도서관이 지원해 교내 도서관에서 수준 높은 강의를 개설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후기를 작성해 생활기록부에 기입하고 자기소개서 작성에도 활용하는 등 입시 준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섬세한 기획과 체계적인 운영으로 고인돌 프로그램의 만족도는 청소년과 성인 구분 없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3년간 평균 만족도는 성인의 경우 90%대이며 청소년은 8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다. 강사의 수준도 강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이광호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안인희 번역가 겸 작가, 설성경 연세대 명예교수, 조한상 한국은행 국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시민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백상경제연구원은 매년 수강생들의 설문지 전체를 분석해 강사 및 강의에 대한 만족도를 파악하고 신규 강좌를 개설하는 기본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원은 지난 3년간의 누적 데이터를 분석, 계층별로 적합한 강사를 파악해 수강생의 수준에 맞춰 강사를 추천하고 수준별로 적합한 강좌를 개발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은자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 담당 사무관은 “생애주기별 고전 인문학 아카데미를 지향하는 고인돌은 백상경제연구원과의 장기적인 협업으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청소년들에게는 융복합형 인재 양성에 도움을 주고 시민들에게는 도서관에서 누리는 고품격 인문학 강좌로 높아지는 지적 수준에 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좌의 세부 프로그램 등 자세한 사항은 각 기관의 홈페이지와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http://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 신청은 도서관별로 문의하면 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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