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뉴(NEW(160550))·쇼박스(086980)·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4대 대형 영화 배급사의 ‘한국영화 대전’ 1라운드의 승리는 ‘부산행’의 배급사인 NEW가 잡았다. 부산행은 개봉 첫날 87만명의 관객이 모이며 엇갈린 평가를 받은 CJ E&M(130960)의 인천상륙작전을 가볍게 따돌렸다. 주가도 NEW는 영화 개봉에 앞서 상승세를 타 6거래일째 오르고 있는 반면 CJ E&M은 3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프랑스 테러 등 주요 여름 휴가지가 테러를 겪어 여행객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작 영화가 한 번에 개봉하며 영화 관련주들이 개봉 실적에 따라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코스닥시장에서 영화 제작·배급사인 NEW는 전 거래일 대비 4.03% 오른 1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NEW는 공유·정유미·마동석 등이 주연한 부산행이 유료 시사회에서 이미 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에 앞서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부산행이 올해 첫 ‘1,000만 영화’의 신호탄을 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부산행의 누적 관객 수는 143만명 수준으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할 경우 총이익은 59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부산행 손익분기점은 약 300만명 수준으로 일일 관객 수가 개봉 초기 수준을 유지한다면 손익분기점은 무난히 상회할 것”이라며 “지난해 영화 ‘대호’로 투자 손실이 났고 올해 상반기 개봉 영화도 전반적으로 손익 분기점을 하회했지만 부산행 흥행으로 본업인 영화 사업에서 오랜만에 모멘텀이 발생,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NEW는 앞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히트를 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반면 27일 개봉을 앞둔 ‘인천상륙작전’에 대해서는 평이 엇갈린다. CJ E&M이 배급하는 인천상륙작전은 할리우드 스타 리엄 니슨을 앞세워 화제가 됐지만 최근 시사회에서 지나친 애국주의 강요 등으로 영화 팬과 전문가로부터 혹평을 받으며 기대감이 사그라지고 있다. 배급사인 CJ E&M의 주가도 약세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영화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개봉이 예정돼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여름 ‘한국영화 대전’의 2라운드는 8월 롯데의 ‘덕혜옹주’와 쇼박스의 ‘터널’이 개봉되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개봉한 부산행·인천상륙작전 등과 함께 이들 영화는 1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올여름 최고의 ‘텐트폴(흥행이 예상되는 작품)’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테러 등으로 해외 여행객이 감소해 영화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목되는 수혜주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이후 좀처럼 주가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CJ CGV(079160)와 4년 연속 배급 편수당 관객 수 1위를 유지하는 쇼박스 등이다. 쇼박스는 4대 영화가 동시에 나오면서 3·4분기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제이콘텐트리도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다만 현재 CJ CGV 등 극장사업 관련 업체는 저평가 상태로 3·4분기 영화 성수기에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용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2·4분기 엔터주는 일부 실적 부진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제재 리스크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이번 분기는 탄탄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추석까지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의 주가 하락은 관련 종목의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