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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야심작 '랜드마크72 ABS'…믿어도 될까

6개월간 4.5% 수익보장 불구 다음 회차 유치 못할 땐

만기 자동연장, 원금 손실 위험…환차손도 배제 못해

미래에셋 "임대율 90%대로 안정화 진입·수익성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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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래에셋증권(037620)이 6개월간 연 4.5%의 이자 지급을 보장한 베트남의 ‘랜드마크72’ 빌딩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판매한 결과 2,500억원어치가 이틀 만에 완판되며 큰 관심을 끌었다. 저금리에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자산에서 기회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이 같은 해외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 상품들이 속속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자산군별 수익률 1위가 해외 대체투자였다는 점도 이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해외 부동산 등의 대체자산에 투자하고 이를 유동화한 금융투자 상품을 많이 내놓을 것”이라며 “투자 대상이 늘어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어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랜드마크72 ABS는 과거 ‘인사이트펀드’로 ‘1가구 1펀드’ 시대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10년 만에 내놓은 회심의 카드다. 미래에셋 측은 인사이트펀드가 판매 한 달여 만에 설정액 4조원을 넘기며 펀드 붐을 일으킨 것처럼 랜드마크72 ABS 역시 해외 대체투자를 일반투자자에게 확대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벌써 2호 상품에 대한 문의가 미래에셋증권 WM센터를 비롯해 영업점에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의 인사이트펀드는 과거 펀드 붐을 일으켰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규모 손실을 내 펀드시장의 암흑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인사이트펀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위험요소를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랜드마크72 ABS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투자기간 중 랜드마크72의 청산가치가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미래에셋증권이 지급을 보증한 것은 어디까지나 만기 6개월간 연 4.5%의 이자를 지급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원금상환 방법에 따르면 “원금에 대한 지급보증 등의 신용 보강장치와 매입 약정 등의 유동성 보강장치가 없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베트남 부동산 경기가 악화해 6개월 뒤인 내년 1월20일 다음 회차 차환발행분의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하면 만기는 자동으로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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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만기가 연장되면 사실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 상황에 따라 5년 만기를 다 채우고도 원금을 못 챙길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환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베트남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랜드마크72의 가치 하락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지난 2012년 브라질 호샤베라타워를 매입해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 브라질 월지급식 부동산투자신탁1호’ 공모 펀드를 내놓고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수익률은 -60.53%로 심각한 수준이다. 호샤베라타워의 평가가치는 올랐지만 원자재가격 하락과 정정 불안 등으로 헤알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익률도 곤두박질쳤다.

미래에셋 측은 랜드마크72 빌딩의 수익성과 상품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랜드마크72의 오피스 임대율이 90% 수준으로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고 레지던스의 이익 증가세가 2012년 13%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57%를 넘어서 수익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거나 화폐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하지만 이런 위험에 대한 노출도 최소화하기 위해 만기를 6개월로 짧게 설정해 안정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송종호·지민구기자 joist1894@sedaily.com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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