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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연기금 운용 전략 따라하기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자산운용 전략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100세 시대에 이 같은 관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운용 수익이 1%라면 원금이 두 배로 불어나는 데 70년이 걸린다. 30세에 1,000만원을 넣어 두면 100세가 돼야 2,0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운용 수익이 4%로 높아지면 18년마다 원금이 두 배가 된다. 30세에 1,000만원을 넣어 두면 48세에 2,000만원의 자산을 갖게 된다. 66세에 이르면 4,000만원으로 불어날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수명이 늘어날수록 커진다. 100세 시대의 운용 수익 차이는 삶의 질을 바꾼다.

오랜 기간 높은 수익을 거두려면 연금 자산을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눈치가 빠른 투자자는 이미 연금뿐 아니라 다른 자산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일부는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펀드에 가입해서 배당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월세를 받는 상가를 사기도 한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팔고 수원에 4층 건물을 사서 1~2층은 세를 주고 3~4층은 본인이 거주하면서 매월 300만원 이상을 받도록 수익 구조를 짠 투자자도 있다. 다만 자산 배분이 부동산에 집중된다는 약점이 있다. 아울러 임대수익 계약은 수년마다 갱신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상당수의 투자자는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투자를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국의 60세 이상 투자자 중 5,000만원 이상을 가진 세대를 보면 금융자산의 85%를 단기 자산인 예금으로 운용하고 있다. 퇴직연금 자산도 대부분 단기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이뤄져 있다. 단기 운용은 시간이 갈수록 장기 운용과 비교해 낮은 성과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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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장기 자산운용의 기본구조부터 갖출 필요가 있다. 다양한 자산을 변동성이 낮은 구조로 배분해둬야 한다. 이를 위해 자산운용의 중요한 원칙을 분산투자에 두는 연기금의 전략을 본 받으면 좋다. 연기금의 자산운용 목표는 100세 시대를 사는 개인들과 비슷하다. 구매력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추구한다. 연기금의 전략은 많은 전문가가 체계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도출한 결론이다. 금융시장의 다양한 변화에 대해 검증을 한 내용이기도 하다.

사람의 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돈의 수명도 늘어나야 한다. 수명 연장이라는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의 자산운용 전략은 수명이 짧고 금리가 5%를 웃돌던 시대에 머물러 있다. 현재는 기준금리가 1% 수준에 불과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운용의 기본 구조를 새로 짜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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