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향하던 여객기 내에서 요가를 하겠다며 난동을 부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70대 한국인 남성이 해당 항공사에 5,000만 원 가량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롤루 연방판사는 지난 3월 체포된 배모 씨에게 13일의 구류형을 선고하고, 해당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에 3년간 4만4,235달러(한화 약 4,974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구류형은 배씨가 체포 후 수감됐던 기간으로 대체돼 추가로 복역하지 않아도 된다.
배 씨는 지난 3월 26일 아내와 함께 결혼 40주년을 맞아 하와이에 여행을 갔다가 귀국하는 비행기 내에서 난동을 부려 FBI에 체포된 바 있다. 당시 배 씨는 기내식이 제공될 때 착석하지 않고 비행기 뒤편으로 가 요가와 명상을 했고, 이를 말리는 아내와 승무원, 승객들에게 “다 죽여버리겠다”며 위협을 한 혐의를 받았다. 배 씨가 난동을 인지한 조종사는 비행기를 돌려 호놀롤루 공항으로 회항했고, 신고를 받은 FBI가 배 씨를 공항에서 체포했다.
배 씨는 체포 당시 혐의를 시인하며, 11일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이후 배 씨는 미국 사법 당국의 허가를 받아 4월 말 한국에 귀국했다가 선고 공판일에 맞춰 다시 하와이를 찾았다.
헬렌 길모어 연방판사는 “배 씨의 행동이 폭력적인 범죄행위이며, 다시는 미국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를 회항하는 데 든 연료 비용과 승객들의 손해를 감안하면 매우 가벼운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