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탈북 러시에 ‘엘리트’도 동참…北 체제불만 상층부로 확산?

-북한군 장성급 인사, 외교관 등도 탈북설

-‘수학 영재’ 홍콩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 학생도 망명 신청

-중국 랴오닝성 공장서 여직원 8명 탈출(요미우리), 몰타 건설사 근로자 탈출 등 잇따라

-김정은 지시로 닝보 류경식당 집단탈북 책임자 6명은 공개처형돼

중국 닝보 소재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다가 집단탈출해 지난 4월7일 입국한 탈북 여성들. 최근 북한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잇따르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이들의 탈북에 책임이 있는 6명이 지난 5월 공개 처형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사진=통일부제공중국 닝보 소재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다가 집단탈출해 지난 4월7일 입국한 탈북 여성들. 최근 북한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잇따르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이들의 탈북에 책임이 있는 6명이 지난 5월 공개 처형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사진=통일부제공




북한의 군 장성 및 수학영재 등 엘리트층의 탈북 소식이 잇따르면서 북한 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의 한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 13명이 집단탈출한 사건과 관련해 북한 책임자 6명을 공개 처형한 것도 체제 위기를 방증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9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 총정치국에서 김정은의 자금 관리 업무를 하던 장성급 인사와 북한 외교관 등이 최근 탈북해 제3국행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북한의 18세 수학 영재가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북한 대표로 참가했다가 현지 한국 총영사관을 찾아가 망명 신청을 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북한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 세력인 북한군 장성 등 생계 걱정이 없는 소위 엘리트 계층의 탈북은 체제에 대한 불만이 북한 상층부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지난해에는 대남 공작 업무를 총괄하는 북한 정찰총국 출신 대좌(우리의 대령에 해당)가 탈북해 한국으로 귀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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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외화벌이 일꾼’들의 탈북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9일 중국 랴오닝성의 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 8명이 지난달 말 집단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몰타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3명이 탈출한 사실도 최근 알려졌으며, 지난 4월과 5월에는 중국 닝보와 산시성의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 13명과 3명이 각각 탈북해 한국행을 택했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북한이 지난 4월 닝보 소재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의 탈북에 책임이 있는 6명을 공개 처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가안전보위부, 정찰총국, 외무성, 인민보안성 간부 80여 명과 해외파견 근무자들의 가족 1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이 진행됐다고 한다. 체제에 대한 불만이 엘리트 계층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이 체제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엘리트층의 탈북에 대해 사상교육을 강화하는 등 체제 단속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지만, 통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엘리트층의 탈북은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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