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암울한 '그룹주펀드'

글로벌불황에5년 평균수익률 -25.37%

3개 중 1개 '자투리펀드'로 청산위기



주요 대기업에 투자하는 그룹주 펀드 3개 중 1개는 ‘자투리펀드’로 전락해 청산 위기에 몰렸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유망펀드 1순위로 인기를 끌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결과다. 펀드 설정 후 1년이 지난 공모펀드 중 운용 규모가 50억원 미만이면 금융당국이 정한 정리 대상에 속하는 만큼 일부 투자자들은 강제 청산 위기에 처했다. 실제 유일한 한화그룹주펀드인 ‘한화그룹목표배당형1(주혼)’은 설정액 50억원 미만으로 최근 정리됐다.

3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삼성·LG(003550)·현대·현대차(005380)·SK 그룹주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 35개 중 13개는 운용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자투리펀드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규모가 가장 큰 삼성그룹주펀드는 26개 중 무려 11개가 자투리펀드로 나타났다.


그룹주펀드 순자산총액도 지난 2012년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 반 토막이 났다. 삼성그룹주펀드의 2012년 순자산총액은 6조3,283억원에서 지난 26일 기준 3조2,53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그룹주펀드는 2,028억원에서 686억원, 현대차그룹주펀드는 966억원에서 2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LG와 SK도 모두 절반 이상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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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주펀드가 몰락한 것은 수익률 부진 때문이다. 35개 그룹주펀드의 올해(26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4.4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2.60%를 한참 밑돈다. 3년 수익률은 -17.18%, 5년 수익률은 -25.37%로 장기 투자한 고객들의 수익률은 더 처참하다. 최근 몇 년 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부진하면서 대형주들의 주가가 고꾸라진 데 따른 것이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그룹주펀드의 수익이 가장 높았던 2008~2010년 사이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이 커지고 있어 고객들에게도 환매를 권하고 있지만 그동안 투자한 기간이 길다 보니 주저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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