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뉴 비즈니스 담대한 도전]'영광의 상처' 두려워 않는 '혁신 코리아'

정몽구·구본무·최태원 등 총수들

"불확실성 시대, 변해야 산다" 강조

구조조정·기업문화 개선 등에 올인

기존 틀 깬 '제조+ICT' 융합도 한창

피겨 불모지서 성공한 김연아 발처럼피겨 불모지서 성공한 김연아 발처럼






평발 장애 딛고 우뚝선 박지성 발처럼평발 장애 딛고 우뚝선 박지성 발처럼


동양인 발레리나 편견깬  강수진 발처럼동양인 발레리나 편견깬 강수진 발처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제조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수출이 19개월 연속으로 감소하고 주력산업인 조선·해운은 글로벌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아 산업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그마나 사정이 나은 전자와 자동차 분야도 중국 업체의 맹추격과 미국·일본 브랜드의 부활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여기에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견제 가능성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여기에 16년만에 여소야대가 된 20대 국회에서 야당이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면서 연일 규제 관련 법안을 쏟아내면서 기업들을 더욱 움츠려들게 만들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우리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의식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총수들이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으면서 혁신을 강조하는 것은 지금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달 열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어려운 외부 환경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며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며 시장 변화를 먼저 이끄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금의 경영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될 수 있다”며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려면 미래를 위해 사업·조직·문화 등 기존의 틀을 모두 깨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역시 “변화 속에서는 항상 기회가 수반된다”며 “사업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뿐 아니라 중장기적 영향까지 면밀히 분석해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우리 기업들의 위기의식은 지난 20여년간 눈에 띄는 신산업·신사업을 개발하지 못한 상태에서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과 중국의 급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난데 기인한다.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면서 성장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성이 둔화된 기존 사업을 보완·대체할 신사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해왔으나 아직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정도까지는 이르지 못한 상태”라며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정부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현 위기 상황을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기업 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과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한층 강화하며 담대한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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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정보기술(IT)·금융 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는 동시에 혁신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문화 개선에 나섰다. 또 사물인터넷(IoT)와 스마트홈 등 기존에 강점을 지닌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카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며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SK는 주력사업인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반도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신약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도 투자를 늘려 나가고 있다. LG 역시 자동차 부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속속 성과를 내고 있고 롯데는 온·오프라인과 모바일 등 여러 유통채널을 하나로 묶은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한하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비주력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철강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친환경 공법을 해외에 수출해 글로벌 철강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고 GS와 한화는 각각 액화천연가스(LNG)와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금맥(金脈)을 찾아나섰다.

이 밖에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우리 기업들의 담대한 도전이 성공을 거두려면 기업 스스로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까지 시간이 걸리는 신산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에게 금융지원을 늘리고 대체 에너지 분야 등 분야는 정부 조달 정책을 통해 수요를 보장해서 성장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부품 소재 기술을 키우려면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니라 대기업 간, 대·중소기업 간의 협업이 필요하다”면서 “기업들이 기초 원천 기술을 빠른 시일 내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강력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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