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동토의 땅서 고군분투하는 여러분이 애국자"…러시아 임직원 기살리기 나선 정몽구

현지 법인·관계사 초청 격려

"시장 회복 대비 전략 세워야"

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생산 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이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차량 품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 회장은 “러시아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지금 우리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 마케팅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생산 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이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차량 품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 회장은 “러시아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지금 우리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 마케팅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고군분투하는 여러분들이 바로 애국자입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저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호텔 만찬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들어서자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초대 받은 현대차 러시아법인 및 관계사 임직원과 가족 100여명은 정 회장의 따뜻한 위로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이날 78세의 고령에 9시간이 넘는 긴 비행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만찬 일정을 소화했다. 동토의 타국에서 고생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해줘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러시아법인 임직원들이 판매 감소로 고민이 많았을 텐데 오히려 따뜻하게 위로해주니까 흥이 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 회장은 러시아 방문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방문해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오전9시부터 6시간 이상 공장을 둘러보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정 회장은 특히 1일부터 양산에 돌입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생산 라인을 점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수행원들과 함께 생산라인을 돌며 크레타 문을 직접 여닫고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했다. 인도 시장 전략 모델로 개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크레타는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소형 세단 ‘쏠라리스’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차종이다.


정 회장은 이날 공장 방문에서 러시아 시장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 시장에 기회는 다시 온다”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러시아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시장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마케팅 전략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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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영향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러시아 자동차 판매량이 2012년 294만대에서 지난해 160만대 수준으로 반토막나면서 GM과 폭스바겐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속속 철수했다. 올해는 시장규모가 140만대로 더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현대·기아차는 크레타 등 생산 차종을 추가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수익이 조금 감소하더라도 제품력을 강화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여 향후 러시아 시장이 회복됐을 때 시장 주도 메이커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13.5% 감소한 32만4,701대를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했다. 시장이 35.7% 감소하면서 시장점유율은 15.1%에서 20.3%로 크게 확대됐다. 러시아 전략 차종인 쏠라리스와 기아차 ‘리오’는 올 상반기에 각각 4만5,930대와 3만9,454대가 팔려 베스트셀링 1위와 3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러시아공장 점검을 마친 정 회장은 슬로바키아와 체코로 이동해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품질을 점검하고 유럽 시장 판매 확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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