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구의역사고 그 후…스크린도어 관리 '여전히' 허술

구의역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안전 관리 문제가 또다시 제기됐다./연합뉴스구의역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안전 관리 문제가 또다시 제기됐다./연합뉴스


구의역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허술한 관리는 여전했다.

지난달 24일 심야시간에 지하철 철로에서 청소노동자가 준비를 하던 중 전동차가 들어와 급제동을 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역 직원은 규정을 어기고 스크린도어 열쇠를 청소 노동자에게 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12시 9분께 공사 자회사인 ‘서울도시철도 그린환경’ 소속 직원 5명은 철로 노반 물청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달에 2번 가량 이뤄지는 청소를 하기 위해 직원 1명은 야광조끼를 입고 역 양 끝에 경광봉을 설치했고, 나머지 4명은 승강장 위에서 청소장비를 챙겼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여객운행을 마친 뒤 회송하던 전동차가 들어왔고, 터널 끝에 설치된 경광봉과직원이 입은 야광조끼를 본 기관사가 급제동을 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자칫하면 ‘제 2의 구의역 사고 피해자’가 나올뻔한 순간이었다.


문제는 청소 과정에서 안전 관련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었다. 승강장안전문설비운영관리규정에 따라 역 직원이 직접 스크린도어를 열어야 했지만, 월곡역 직원은 자회사 청소 직원에게 열쇠를 건네 직접 열도록 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당시 역 직원이 아니라 김군이 열쇠로 직접 스크린도어를 열었던 상황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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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사 측은 “전차선이 단전됐음을 알리는 ‘단전 방송’이 나온 뒤 청소를 하게 돼 있지만, 그 전에 철로에서 청소 준비가 시작됐다”며 “전차선은 휴일에는 보통 밤 12시 15∼20분 정도에 전류 공급이 끊기는 데, 자회사 직원도 조금 일찍 들어간 측면이 있다. 착각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자칫하면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한 상황에 공사는 스크린도어 관리 규정을 어기고 열쇠를 내준 역 직원에게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스크린도어 관련 안전 교육을 강화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단순히 한 사람에게 징계를 내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하며 스크린도어 관련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는 본질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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