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레이싱타이어에 꽂힌 타이어업계 3세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年 300억 모터스포츠에 투자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사장 인재 영입·품질향상 속도

타이어 핵심기술 집약...완성차 업체에 품질력 어필

조현범(왼쪽) 한국타이어 사장과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이 지난해 9월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슈퍼레이스조현범(왼쪽) 한국타이어 사장과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이 지난해 9월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슈퍼레이스






지난해 9월 국내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CJ슈퍼레이스가 열린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 조현범(44) 한국타이어 사장과 박세창(41)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이 나란히 경기를 관람했다. 세 살 터울로 평소 호형호제하는 두 사람은 수시로 대회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모터스포츠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경기를 직접 지켜보며 자사 타이어가 장착된 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로 가벼운 ‘저녁내기’를 하곤 한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국내 타이어업계를 이끄는 3세 후계자들인 두 사람이 최근 레이싱 타이어로 양보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최근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 강화에 나섰다.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레이싱 타이어 개발에 착수한 금호타이어는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기간 동안 한국타이어에 뒤처진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레이싱 타이어에 전문가로 꼽히는 임원을 해당 분야로 다시 복귀시키는 등 품질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7년 한국 최초로 포뮬러원(F1) 경주용 타이어 시제품을 개발한 금호타이어는 레이싱 타이어만큼은 국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워크아웃에 돌입,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 재투자한 성과물이 최근 속속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진행되고 있는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레이싱 타이어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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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의 레이싱 타이어 부활은 박 사장의 작품이다. 2014년 금호타이어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에 오른 그는 같은 해 워크아웃을 졸업하자 레이싱 타이어에 과감한 투자를 하라고 지시하면서 사업을 주도했다. 레이싱 타이어야말로 업체의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핵심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이어 ‘엑스타 레이싱팀’을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모터스포츠에 발을 담갔다. 당시 열린 팀 출범식에 직접 참여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뚜렷한 인상을 남기며 해외에서도 다양한 모터스포츠 대회의 공식 타이어로 활약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2002년부터 F3의 최고 클래스인 ‘마스터즈 F3’에 진출해 올해로 15년 연속 공식타이어로 선정됐다”며 “2012년부터 2015년까지 F1 바로 전 단계인 세계 정상급 포뮬러 대회 ‘Auto GP 시리즈’의 공식타이어로 활동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도 모터스포츠를 기술력의 축적과 입증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진 조 사장은 매년 300억원가량을 모터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스(DTM),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등 약 40여개의 세계 대회에 참가 및 후원을 펼치는 것도 조 사장의 든든한 후원 덕분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레이싱 타이어는 한국타이어가 소비자에게 최고의 타이어를 공급하기 위한 품질 및 성능 향상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가 레이싱 타이어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은 기술력이 집약돼 있는데다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아 국산차는 물론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끊임없이 과감한 투자를 이어온 한국타이어와 워크아웃을 겪은 금호타이어 간의 매출 격차가 다소 벌어져 있는 상황이지만 오너 3세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레이싱 타이어 분야만큼은 불꽃 튀기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레이싱 타이어 개발은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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