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10년 끈 세제개혁 성공...'모디노믹스' 날개

상품·서비스 부가세 하나로 통합

印상원 '상품·서비스세법' 의결

단일세율 18~22%선으로 결정

외국계 자본 인프라 투자 급증

정부, 성장률 2%P 이상 기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0년 묵은 체증’인 세제개혁에 성공했다. 이로써 인도 전체가 단일한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단일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모디노믹스’가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된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들은 3일(현지시간) 인도 상원이 상품과 서비스에 붙는 부가가치세율을 단일화하는 상품·서비스세(GST)법을 초당적 지지를 바탕으로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하원 재의결이 남아 있지만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인도 각 주에서 인준절차를 거친 뒤 이르면 오는 11월 시행될 예정이다.


법안은 주마다 25~30%로 제각각이던 상품에 대한 부가가치세율과 15%인 서비스에 대한 부가가치세율을 통합하는 내용을 담았다. 상품과 서비스에 적용될 단일세율은 18~22%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상품·서비스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인도 경제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 재무부는 세제개혁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 경제는 전 세계가 침체에 시달리는 지난해에도 7.5%의 성장률과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4.9%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발표된 외국인투자(FDI) 확대 방안과 세제개혁이 맞물려 외국계 자본의 인프라 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제개혁이 이케아·H&M·갭·자라 등 인도 고객들을 보유한 의류기업들과 자동차 제조업체들로부터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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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와 기업들은 이날 일제히 상품·서비스법 통과를 환영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서 법안의 상원 통과가 “새 길을 여는 결정”이라며 “함께 인도를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다 마힌드라 회장은 트위터에서 “인도의 거대한 시장은 그동안 우리에 갇힌 호랑이였다”며 “이제 호랑이가 풀려난 셈”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1950년 제헌 헌법에서 과거 영국 아래서 지방을 분할통치하던 토호들이 만든 세제의 틀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때문에 각 지역별로 서로 다른 세제가 적용되다 보니 기업들은 물류 및 규정준수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2006년 현재 야당인 국민회의당(INC)이 상품·서비스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이는 의회에서 10년간 계류됐다. INC와 BJP 간 갈등으로 번번이 통과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6월 치러진 인도 상원선거에서 모디 총리가 이끄는 BJP가 6석을 추가하고 힘의 균형을 깨뜨리며 법안 통과의 동력을 마련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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