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M&A보다 지분율 확대"...KB금융 성장전략 바꾼다

중대형 금융사 인수합병 위주

'리딩뱅크 1단계 전략' 벗어나

현대證 이어 KB손보·캐피탈도

완전자회사 전환 등 주력하기로

손보는 증자규모 가늠 어려워

정책적 판단 내리기 쉽잖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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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105560)이 ‘리딩뱅크(Leading Bank)’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전략 2단계를 개시했다. LIG손해보험·현대증권 등 중대형 금융사를 인수합병(M&A)하던 1단계 전략에서 벗어나 인수한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대폭 확대하는 방식이다. KB금융은 현대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도 완전자회사 전환, 혹은 지분율 추가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주식 교환을 통해 현대증권을 100% 자회사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이 이미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29.62%)을 제외한 70.38%의 현대증권 지분 보유자에게 KB금융 주식으로 교환해줄 예정이다. 그동안 KB금융이 현대증권의 지분을 추가 매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이처럼 완전자회사 전환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이다. 시장에서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것이 대체적 견해이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이번 결정으로 염가매수차익만 1조원 이상 발생할 것”이라며 “시장 예상보다 훨씬 신속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KB금융은 앞으로 추가 M&A보다 이같이 현재 인수한 자회사의 지분율을 높이는 형태로 내실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생명보험사를 제외하면 KB금융이 크게 관심을 가질 매물이 없는 상황인데다 현재 생보사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이슈로 인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사에 따라 막대한 증자가 필요할 수 있어 자칫하다간 ‘M&A의 저주’에 빠질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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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이에 따라 현재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작은 KB손해보험·KB캐피탈의 지분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현재 KB국민은행·KB국민카드 등 주요 계열사들의 경우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KB손보(33.3%)와 KB캐피탈(52%)은 아직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지 못한 상황이다. KB금융은 이들 계열사의 지분을 늘려야 신한금융의 순이익 규모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처럼 계열사들이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방향이 맞다”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순이익 증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완전 자회사 전환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B손보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에 맞춰 증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변수가 많아 자본을 얼마나 증액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난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도 이에 따라 정책적 판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략적인 필요자본 규모를 파악했지만 금융감독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자본 규모가 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IFRS4 2단계로 생명보험 업계가 큰 타격을 볼 것으로 평가하는데 손해보험 업계도 현재 생보사와 유사한 비즈니스가 많아 일정 부분 자본 축적이 필요하다”며 “KB금융이 KB손보를 완전자회사로 전환하는 시기는 이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B캐피탈은 업권의 상황을 주시하며 지분율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동차 금융 시장을 두고 금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캐피탈 업종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자동차 금융 시장을 두고 캐피탈사와 카드사는 물론 요즈음에는 은행권까지 경쟁에 가세했다”며 “캐피탈 영업환경을 살펴보면서 증자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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