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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o2016]'파괴자' 류승우…피지를 지우다

해트트릭·1도움·PK 유도…'8대0' 대승 견인

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피지와의 경기에서 류승우가 피지 선수를 제치고 첫 골을 성공시키며 환호하고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피지와의 경기에서 류승우가 피지 선수를 제치고 첫 골을 성공시키며 환호하고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8강 진출을 위해 다득점 경기가 필요했던 피지전. 172㎝의 단신 선수가 운동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골 기회를 만들어갔다. 총 8골이 터진 피지전에서 모든 골에 관여하다시피 했다.

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피지와의 남자 축구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류승우(23·바이어 레버쿠젠)는 3골 1도움을 기록해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8대0 ‘대승’을 견인했다. 이날 경기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의 파괴자’로 불리는 류승우의 원맨쇼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류승우가 축구 팬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중앙대 시절 출전한 2013 터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쿠바와 포르투갈을 상대로 연속골을 쏘아 올리며 이름을 처음 알렸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왼쪽 발목에 부상을 당해 더 이상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그의 활약을 지켜본 유럽의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 만큼 확실한 실력을 보여줬다. 대회 직후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구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류승우는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르트문트의 제안을 거절하고 K리그 클래식의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실전 경험을 더 쌓아나갔다. 그러나 유럽 축구에 대한 류승우의 갈증은 유럽 리그로의 임대를 꿈꾸게 했다. 마침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이 뛰고 있던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어 레버쿠젠도 한국 유망주를 찾고 있었고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류승우는 지난 2013년 12월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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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우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함께 발을 맞췄던 선수들이 많은 올림픽대표팀에 대한 애착이 강한 선수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항상 대표팀을 먼저 생각할 정도다. 그래서 누구보다 올림픽 본선에 나가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다. 류승우는 출전 기회가 드문 바이어 레버쿠젠에 적을 둔 상태에서 독일 2부리그 DSC 아르미니아 빌레펠트로 또다시 임대를 떠났다. 조금씩 출전시간을 늘려가던 류승우는 그렇게 소원하던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피지전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피지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류승우는 “중요한 경기다. 첫 단추를 잘 끼웠으니까 남은 2·3차전도 분위기를 잘 살려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류승우의 활약 속에 승점 3점을 확보한 대표팀은 조 1위에 나섰다. 같은 조의 독일과 멕시코는 2대2로 비겼다. 대표팀은 오는 8일 오전4시 같은 장소에서 독일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편 ‘숙명의 라이벌’ 일본은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에서 4대5로 패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경기 7시간 전 경기장소로 입국한 나이지리아의 상황상 일본의 우세를 점쳤지만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졸전’ 속에 잡아야 하는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개최국 브라질 또한 축구 강국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빈축을 샀다. 브라질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네이마르(24·바르셀로나)에게만 의지하는 효율성 없는 축구를 펼치다 0대0으로 비겼다. 후반 14분 남아공 음발라 모토비의 퇴장으로 얻은 수적 우위도 살리지 못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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