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장르영화 외연 넓혀" vs "흥행욕심 과해 꼼수"...천만 돌파 '부산행' 평가 갈려

할리우드서 통할법한 좀비 소재

한국적 정서로 잘 풀어내 인기

개봉전 대규모 유료 시사회 '편법'

'올 첫 천만' 의미 퇴색 아쉬움도



한국 영화 ‘부산행’이 올해 첫 천만 영화 자리에 올랐다. 영화는 좀비 블록버스터라는 할리우드에서나 볼법한 장르를 선보이며 한국영화의 외연을 한 뼘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흥행을 위한 ‘꼼수’가 과했다는 지적도 나와 일말의 아쉬움을 남겼다.

7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과 투자배급사 뉴(NEW) 등에 따르면 영화 ‘부산행’은 개봉 19일째인 이날 오후 6시 20분 누적 관객 수 1,000만 661명을 기록했다. 올해 첫 천만 영화의 탄생이며 역대로는 18번째(한국영화로는 14번째)다.

‘부산행’은 개봉 초기부터 각종 흥행 기록을 세워왔다. 개봉 전 예매량이 32만 3,186명으로 역대 한국영화 중 가장 많았으며 개봉 당일에만 87만 2,232명을 동원해 ‘명량(2014)’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개봉 첫 주말인 23일에는 128만 950명이 영화를 봐 역대 일일 최다 관객 수를 경신하기도 했다.


‘부산행’의 흥행 이유로는 대규모 할리우드 영화에서 주로 다뤄지던 소재인 ‘좀비’와 ‘대형재난’을 한국적 정서로 잘 풀어냈다는 점이 꼽힌다. 좀비라는 대형 재난을 맞닥뜨린 평범한 한국인들이 자녀 혹은 가족을 위해 영웅적인 면모를 보인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거기다 좀비 바이러스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채 실책을 반복하는 정부의 모습은 ‘메르스 사태’ 등을 떠올리게 하며 관객들이 영화를 더욱 친숙하게 여기는 요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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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날짜를 잘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행’은 보기 드물게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올해 여름 영화시장에 가장 먼저 등장해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뒤이어 개봉한 ‘인천상륙작전’이나 ‘제이슨 본’, ‘덕혜옹주’ 등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부산행’의 선점 효과를 당해내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개봉을 하기도 전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감행하는 등의 꼼수를 부려 올해 첫 천만 영화의 영광을 퇴색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행’은 20일 정식 개봉을 하기 전인 15~17일간 유료 시사회를 진행해 55만 9,040명을 동원했으며 이 기록을 바탕으로 ‘최단 기간 500만 관객 달성’ 등의 기록을 경신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행’은 사전 시사회를 진행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천만 관객은 달성할 수 있는 저력이 있는 영화였다”며 “단지 기록 달성을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행’의 투자배급사 뉴(NEW)는 ‘부산행’의 앞선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서울역’을 18일 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류승룡·심은경·이준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부산행’의 흥행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제공=NEW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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