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계획했던 ‘리우의 역도 축제’가 무산됐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북한 역도영웅 엄윤철(25)이 중국 룽칭취안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기 때문이다. 엄윤철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센트루 파빌리온2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역도 남자 56㎏급 결승에서 합계 303㎏(인상 134㎏·용상 169㎏)을 기록, 2위로 밀렸다. 금메달을 차지한 룽칭취안은 합계 307㎏(인상 137㎏·용상 170㎏)으로 종전 기록을 2㎏ 늘린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2012런던올림픽 챔피언이자 2013~2015년 세계선수권 3연패의 주인공 엄윤철은 이번 대회에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첫 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엄윤철이 들어올린 용상 169㎏은 자신이 세운 168㎏을 넘어선 올림픽 신기록이었지만 룽칭취안이 용상 3차 시기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이던 166㎏보다 4㎏이 더 무거운 170㎏을 성공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날 관중석에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그를 응원하고 있었고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메달 수여자로 나서 시상식을 기다렸다. 엄윤철이 등장할 때마다 박수를 치던 최룡해 부위원장은 엄윤철이 2위로 밀리는 순간 황급히 경기장을 떠났다. 시상식에서 장웅 위원이 은메달을 목에 걸어주자 엄윤철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엄윤철은 이날 결승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내게 영감을 주실 분”이라며 “금메달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