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일왕, 생전 퇴위 강력 시사

"고령에 책무 수행 어려워"

아키히토 일왕아키히토 일왕


재임 28년을 맞은 아키히토(82) 일왕이 생전퇴위 의향을 강하게 시사하는 메시지를 8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년간 종신 재임해온 일왕의 조기퇴위를 위한 논의가 일본 정치권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일본 궁내청 홈페이지와 주요 방송사를 통해 공개된 동영상에서 자신이 이미 80세를 넘었으며 수년 전 두 차례의 큰 수술을 받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차츰 진행되는 신체의 쇠약을 고려하면 지금까지처럼 몸과 마음을 다해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병에 걸린 일왕이 섭정을 두는 것은 “(상징 천황에게) 요구되는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헌법상 정치적 권한이 없는 일왕은 현행 왕실제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한다. 그는 이 점에 대해 말하며 약 10분간 이어진 메시지에서 ‘퇴위’라는 표현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나 건강이 더 악화돼 일왕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기 전에 퇴위하려는 뜻을 우회적이지만 강하게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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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의 메시지가 공표된 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민을 향해 발언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어떤 것이 가능한지 확실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전문가 의견과 여론을 고려해 생전퇴위를 포함한 왕위계승 문제를 본격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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