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상반기 호실적 낸 유화업체들 잇달아 대대적인 투자

LG화학·롯데·한화케미칼 등

고부가제품 양산 차별화 나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고부가 제품 양산을 위해 잇달아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 주요 석화제품의 원료가 되는 납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대다수 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냈지만 지금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체질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중국 등 후발주자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폴리에틸렌(PE) 같은 기초소재는 품질의 차이가 없어 시장 수급 상황에 따른 유가 급등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주요 기업들이 연구개발(R&D)은 물론 인수합병(M&A)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4,0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에 있는 엘라스토머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장점을 동시에 갖고 있어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 소재다. 현재 LG화학과 다우케미칼, 엑손모빌, 미쓰이화학 등이 이 물질을 양산하고 있다. 이번 투자가 완료돼 증산이 시작되는 오는 2018년부터 글로벌 톱3에 진입해 관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려면 남들보다 앞선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 “앞으로 우리가 추진하는 변화의 강도는 과거보다 훨씬 강할 것”이라며 선제적인 시설투자와 M&A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범용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유독 높았던 롯데케미칼 역시 변신을 위한 몸부림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과 ‘빅딜’을 통해 삼성정밀화학 등 고부가 제품 생산 기업을 인수한 것도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여수 ‘C5 모노머 분리시설’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 시설은 납사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C5를 고부가 제품으로 변환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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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은 지난 3월부터 폴리염화비닐(PVC) 생산공장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3만톤 규모의 울산 공장 증설에 돌입했다. 한화케미칼이 독자 개발한 기술은 PVC에 염소 함량을 높여 염소화 PVC(CPVC)를 만드는 공정이다. 염소가 더 들어가면 열과 부식 등에 더 강해지기 때문에 특수 배관 공사에 유리하다.

PVC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저가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CPVC 생산을 통해 중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CPVC 공장은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진출한 해외 기업들도 우리 기업들과 경쟁에 합류했다. 독일 화학업체인 바커케미칼이 최근 충북 진천에 2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실리콘엘라스터머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고 일본계 화학사인 도레이첨단소재는 최근 전북 군산 새만금에 금속보다 강한 플라스틱으로 잘 알려진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공장을 완공해 SK케미칼과 경쟁에 나섰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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