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8일 브리핑을 통해 “구조조정과 추경안 처리를 앞당기기 위해 서별관 회의 청문회가 필요하다”며 “많은 현안이 있지만 서별관 회의 청문회 실시만을 추경 처리와 연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민주의 경우 여덟 가지 단서조항에서 하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추경 처리는 계속해서 뒤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된다. 당 관계자는 “내부에서 여덟 가지 단서조항을 줄이자는 이야기도 있었다”면서도 “중국을 방문하는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해 새누리당이 공격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에 양당 사이의 협의는 당분간 어렵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이 입장을 바꾼 것은 여야 3당 중 가장 먼저 추경 편성을 제안하고도 야권과 공조해 추경 심사를 정치 현안과 묶어 처리하자고 주장하는 데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추경 처리 조건을 완화했지만 여권이 가장 반발하고 있는 서별관 회의를 추경 통과 조건으로 남겨놓으면서 추경 심사 속도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은 적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채이배 의원은 8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조선산업 발전과 조선산업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열고 “선(先)청문회 후(後) 추경 통과”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부실 조선업계의 국고 지원과 이번 추경 편성을 초래한 것은 정부와 국책은행, 금융위 수장 등의 서별관 회의를 통한 유착관계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추경안 처리를 위해서는 서별관 회의 청문회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에서는 대량해고와 임금삭감과 부당한 전보·해고까지 이뤄져 노동자들만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의 조선·해운 노동자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추경안이 집행되지 않으면 조선·해운 업계의 핵심인력 휴직·휴업수당 인상과 직업훈련비 단가 인상이 불가능하고 수주절벽에 놓인 조선업을 지원하기 위한 관공선 발주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국민의당은 노동자들의 생계지원을 걱정하면서도 추경 심사를 미루고 있다며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