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심(朴心)이냐 반박(反朴)이냐, 둘 중 하나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의 표심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전대 전날인 8일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박심’을 호소한 반면 비박·중립 후보인 주호영·이주영 의원은 ‘친박 후퇴론’을 강조하며 표심을 공략했다.
전대를 하루 앞둔 이날 주호영·이주영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수도권 당협위원장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주 의원은 서울 종로구 당협위원장이자 여권 잠룡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이주영 의원은 원외 인사인 강동호 서울시당위원장을 만났다.
두 후보가 전대 전날 수도권 표밭 다지기에 나선 건 수도권 표심이 이번 전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전대 당일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 9,1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수도권이다. 전날(7일) 사전투표율이 20.7%로 저조해 대의원들의 영향력도 덩달아 높아졌다. 특히 수도권은 총선 공천 파동의 최대 피해 지역으로 친박계에 대한 적대감이 높다. 두 후보 모두 반박 심리를 자극해 비박계 표를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주 의원은 오 전 시장과의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 전 시장은 혁신을 주장해온 정치인으로 친박들,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지도부의 일원이었던 사람들이 계속 당을 이끄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은 두 후보와 달리 박심을 내세워 친박계 대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누구도 쳐다보지 않던 저 이정현을 발탁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박근혜 대통령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며 “전국 대의원 한분 한분께 전화를 올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30% 반영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7~8일에 진행된데다 당내 최대 세력인 영남권의 지지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정현 의원은 또 주호영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의 회동에 대해 “(오 전 시장은) 대권을 꿈꾸는 당내 유력 인사가 이런 일을 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너무 실망스럽고 매우 유감스럽다”며 비박계를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