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경기활성화보다 당리당략 수단으로 추락한 추경

경기 활성화를 위한 추경이 정치권의 정쟁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여야가 이미 합의한 추경의 12일 국회 처리조차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야권이 추경과 무관한 누리 과정 재정 지원과 청와대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세월호 특별조사위 활동기한 연장,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이른바 8개 항을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추경안 심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정부도 어쩔 수 없이 추석 전 집행을 전제로 마지노선을 20일로 늦춰놓았다. 하지만 이마저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새누리당도 맞불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추경 조건으로 내세운 현안들에 대해 노동개혁4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사이버테러방지법 통과 등을 같이 논의하자며 맞서고 있다. 여야 대립만이 아니다. 야권에서 더민주는 누리과정 예산 지원과 세월호특조위 연장에 방점을 두고 있고 국민의당은 청와대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야권 의원들의 국회 모임은 8일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회·정부·회사·노동자 간 4자협의체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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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1조원 규모로 편성한 이번 추경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일자리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재정 지원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적 공급과잉으로 수주절벽에 직면한 해당 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동시에 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기(適期)’에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이야기하는 4자협의체는 과거 노동개혁노사정위에서 경험했듯이 사실상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반대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대로라면 추경이 국회를 통과한들 시의를 잃어 재정투입 효과를 제대로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서로를 향해 좀 더 유연한 자세를 보이라고 말싸움만 벌이고 있다. 국회가 국정의 최대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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