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쉼] 역사를 품은 中原...남한강 바람 타고 가야금 소리 흐르네

<'문화유적의 보고' 충북 충주>

중앙탑-통일신라 때 당대 지형의 중앙에 위치해 불려진 이름

탄금대-우륵이 가야금 타고 신립이 전사한 곳...망망한 풍경 일품

미륵대원지-한양 가던 객들이 묵던 객사...석조귀부 등 그대로

충주호수-이달 30일부터 수상 워터파크 운영 등 물놀이 축제

이 산하의 모든 구석이 그렇겠지만 충청북도 충주는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의 더께가 쌓여 있다. 한때 고구려의 영토였다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통일신라의 자취가 깃들었고 다시 그 위에 고려의 유적이 들어섰다. 그리고 그 위에는 장수를 잘못 만나 떼죽음을 한 조선의 백성과 병사들의 영혼이 떠돌고 있다. 충주호와 수안보 등 자연관광 자원과 역사 문화유적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이곳에서 그래도 먼저 마음이 가는 쪽은 역사유적과 유물들이다.

탑평리 7층 석탑. 하지만 사람들은 그냥 ‘중앙탑’이라고 부른다. 통일신라 시대에 이 탑이 당대 지형의 중앙에 위치했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구전돼왔을 것으로 추정된다.탑평리 7층 석탑. 하지만 사람들은 그냥 ‘중앙탑’이라고 부른다. 통일신라 시대에 이 탑이 당대 지형의 중앙에 위치했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구전돼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의 중앙탑=중앙탑 안내문에는 ‘탑평리 7층 석탑’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지역 사람들은 그냥 ‘중앙탑’이라고 부른다. 통일신라의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이 탑이 당대 지형의 중앙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충주는 교통의 요지이고 전략적 요충이었다. 북부에서 경주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기도 했다. 이곳이 목줄과 같은 지역이라는 의미인 인후지지(咽喉之地)라 불린 것도 그 때문이다. 중앙탑은 지금까지 신라 원성왕 때 세운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일부 사학자들이 신라통일을 기념해 만든 탑이라는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탑의 기단이 2단인 것을 근거로 1단짜리 탑보다 앞서 축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상현부에 밥상처럼 생긴 노반(露盤)이 2개가 있는데 이 또한 연대 추정의 근거가 되고 있다. 노반이 많은 탑일수록 오래전에 축조된 것으로 보는데 3층 노반을 가지고 있는 탑은 국내에는 없고 중국 운강석굴에 있는 탑의 경우 450~500년에 축조됐다. 또 1층 노반의 석가탑이 700년의 것으로 볼 때 2층 기단의 중앙탑이 그 사이에 축조된 것이라면 신라의 통일을 기념해 세운 탑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면모일신 탄금대=20년 만에 찾은 탄금대는 면모를 일신했다. 오르막 도로가 정비됐고 편의시설도 들어서 있다. 우륵이 가야금을 타고 신립 장군이 전사했다는 탄금대에 올라 보면 남한강과 달천강이 합쳐지고 그 사이에 용섬이 자리 잡고 있다. 낙조를 촬영하고 싶은 마음에 낮에 들렀던 탄금대를 해 질 녘에 다시 찾았지만 서산 너머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붉은 하늘을 보는 것은 무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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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요새 조령 방어를 마다하고 의지할 곳 없는 탄금대에서 그나마 한 줌 남은 8,000명의 군사로 고니시 유키나가의 3만 병력을 맞아 자멸한 신립의 속셈은 아직까지 알 길이 없다. 그가 활시위를 식히기 위해 열두번을 오르내렸다는 직벽의 열두대는 도무지 사람이 오르내릴 경사가 아니어서 아마도 후세의 호사가들이 지어낸 이야기인 듯싶었다.

대원사지 석조귀부. 귀부는 북극성이 있는 진북(眞北)을 가리키고 있다. 반면 뒤에 있는 석등과 석불입상은 나침반의 N극이 가리키는 자북(磁北)을 향하고 있다. 그 차이는 6도로 현대과학이 밝혀낸 진북과 자북의 차이를 정밀하게 재현하고 있어 석조귀부가 천문관측기구였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대원사지 석조귀부. 귀부는 북극성이 있는 진북(眞北)을 가리키고 있다. 반면 뒤에 있는 석등과 석불입상은 나침반의 N극이 가리키는 자북(磁北)을 향하고 있다. 그 차이는 6도로 현대과학이 밝혀낸 진북과 자북의 차이를 정밀하게 재현하고 있어 석조귀부가 천문관측기구였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흥미로운 미륵대원지=충주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은 미륵대원지다. 이곳에 있던 절 이름은 정확지 않으나 발굴한 기와에서 미륵대원이라는 글자가 나와 절 이름을 미륵세계사라고 붙였다. 미륵대원지라는 이름은 이곳에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던 객들이 묵어가던 객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은 요즘으로 치면 여관 격인데 일대에서 가장 크다 보니 대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미륵대원지 왼쪽으로 난 길을 걸어 2㎞ 정도 올라가면 문경새재가 나기 전 한양으로 가던 옛길인 하늘재가 나오는데 이곳은 10월이면 은행, 4월이면 벚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미륵리사지는 입구에서부터 당간지주·귀부·오층석탑·석등·석불입상이 차례로 서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석조귀부(石造龜趺)다. 거북 모양의 석조귀부는 비석을 받치던 받침이라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색다른 주장이 제기됐다. 이 귀부가 천문관측 용도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2016 충주호수축제=충주에서는 오는 7월30일부터 8월7일까지 ‘2016 충주호수축제’가 열린다.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 일원에서 열리는 충주호수축제는 물과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누구나 물과 친숙해질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했다. 대규모 수상 워터파크는 물론 워터후프 왕 선발대회, 수중씨름, 워터 림보, 수중 베개 싸움 등 다양한 물놀이 이벤트가 열리고 땅콩보트·바나나보트·카약·카누 등 수상 레저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행사 기간 중 매일 저녁 시원한 맥주와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는 맥주 페스티벌이 함께 열린다. /글·사진(충주)=우현석 객원기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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