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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저유가 현상,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호재

거숀 디슨펠드 AB자산운용 하이일드 채권 담당 이사거숀 디슨펠드 AB자산운용 하이일드 채권 담당 이사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했던 유가가 최근 5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많은 유전 관련 기업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조사를 보면 하이일드 채권 부도율은 2010년대 들어 최고치인 5.1%까지 이르렀다. 그래도 하이일드 채권 발행사는 저유가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약 70%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기업이 차지한 상태다. B2C업계는 저유가로 상품가격이 저렴해진 영향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추세다. 실제 유가 하락은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여러 부문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명백한 수혜자는 항공업계다. 저유가로 항공사의 유류비 부담이 낮아지면서 고객은 더 저렴한 요금으로 항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항공사 이용객의 증가로 이어져 결과적으로는 실적을 늘리는 요인이 된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 역시 저유가 국면에서 수익성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저유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미국에서는 기름을 많이 먹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등 저연비 차량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대형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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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과 소매업도 저유가의 반사이익을 누렸다. JP모건의 신용·체크카드 지출 분석 결과를 보면 미국 중산층 가구는 가스 사용료 하락으로 평균 480달러가량을 절약했다.

저유가로 소비자 물가가 하락하자 미국 소비자는 대출을 늘리기 시작했고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소득이 있어 파산 위험이 낮은 채무자가 늘어나면서 미국 내 투자환경도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조업 부문도 생산비와 운송비 절감으로 부담이 줄어들어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양새다. 물론 저유가가 모든 부문에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할 때 광범위한 업종 기반의 투자방식보다는 개별 기업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상향식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 부도율 증가에 대한 우려로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하는 것은 오히려 후회할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상향식 접근 방식을 사용하는 투자자는 어려운 시장환경에서도 충분한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거숀 디슨펠드 AB자산운용 하이일드 채권 담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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