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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올림픽과 연금자산 관리의 닮은꼴

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올림픽 시즌이다. 스포츠의 소소한 매력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모든 한국 대표팀의 활약이 눈부시지만 특히 펜싱 종목에 출전한 박상영 선수의 금메달 사연은 올림픽의 흥분과 감동을 압축해서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와 금메달을 놓고 결승전에서 다툰 헝가리의 임레 제자 선수의 활약에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임레 선수는 42세로 브라질 리우 올림픽 최고령 참가자다. 엄청난 민첩성과 순발력, 유연성 등이 요구되는 펜싱에서 42세는 은퇴하고도 남을 나이다. 그가 아직도 세계 최정상급 펜싱 선수로 금메달을 다툰 것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인내다. 또한 “금메달은 못 딴 것은 아쉽지만 은메달은 가장 뛰어난 패자라는 증거”라고 말한 것처럼 과정에 의미를 부여한 점에서도 그만의 펜싱 철학을 읽을 수 있다.


투자의 세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 눈을 돌려 세계 시장을 살펴보면 시장의 등락과 관계없이 1년 365일 항상 고수익을 창출하는 이벤트가 존재한다. 문제는 많은 투자자가 단기 수익률에 목말라 눈앞에 보이는 고수익의 유혹에 득달같이 달려든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특정 자산이 고평가돼 위험이 커지는 구간에서 오히려 투자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낭패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과거 정보통신기술(IT) 거품 현상, 적립식 펀드 열풍 등 수 많은 실패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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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자산 투자는 10~20년을 내다봐야 한다. 단기 고수익에 조바심을 내지 말고 조금 늦더라도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위한 자산배분과 위험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은 과정을 꾸준하게 신경 써야 끌어올릴 수 있다.

시장에서 하는 농담처럼 오늘이나 내일 오를 주식을 바로 고르면 원숭이와 투자 전문가가 큰 차이 없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다만 자산배분과 위험관리는 운에 기대는 홀짝 게임과는 다른 차원의 영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감동도 조금씩 잊힌다. 대중은 다가올 2020년 일본 도쿄 올림픽에서 새로운 감동을 찾을 것이다. 은퇴와 연금자산 관리는 순간의 영광으로 잊히지 않고 절제와 인내라는 관리를 통해 오랫동안 빛나는 선수를 닮아야 한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덕담을 연금자산 관리 철학과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볼 때다.

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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