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이정현 "탕평개각" 건의에 朴대통령 "참고하겠다"...호남인사 중용할듯

[朴대통령, 與 신임 지도부와 회동]

당청관계 新밀월...1시간50분 오찬내내 웃음꽃 만발

李 "대기업 총수 특별사면도 요청...상당한 결과 기대"

朴 "김영란법, 해결 필요한 문제"...금액 상향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환한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환한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11시58분 청와대 인왕실. 분홍색 재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나타나 나란히 서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당 대표 등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조원진·이장우·강석호·최연혜·유창수 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순서로 악수를 하며 짧은 환담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이 대표 등 신임 지도부 모두에게 “고생하셨다. (지도부에 당선된 것)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오찬 회동에 대해 “민생현안 문제를 주로 얘기했고 ‘당청 화합’을 다짐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이날 오찬은 ‘당청 신밀월관계’를 암시하듯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웃음꽃이 만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유머를 곁들이며 오찬 분위기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이날 오찬 분위기와 관련해 “화기애애하게 좋았다”며 “박 대통령이 밝게 많이 웃으셨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경상도식 유머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펜싱 경기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딴 박상영 선수를 언급하며 “13대9라는, 어떻게 보면 상당히 밀려 있는 그런 급한 상황에서도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라고 되뇌면서 도전해 결국 금메달을 땄다”며 “국민들도 상당히 감동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안팎으로 나라 사정이 어렵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또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정신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리는 해낼 수 있다’ ‘할 수 있다’ 하는 그런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서 이 대표 등이 건의한 현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즉석에서 오케이(OK)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신밀월을 예고하는 조짐들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 대표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릴 것 좀 몇 가지를 올리고 싶다”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기료 누진제 개선을 건의하자 박 대통령은 즉석에서 “당과 잘 협의해 조만간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이날 오찬 후 대책을 발표했다.


오찬 회동은 정오부터 1시간30분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20분이 더 지난 오후1시50분이 돼서야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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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오찬 회동 뒤 이 대표와 별도로 25분간 독대했다. 두 사람 간 대화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민생현안을 주로 얘기했다”며 “(박 대통령이) 자주 연락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기업 총수 사면·탕평개각 건의에 박 대통령 “참고하겠다”=이 대표는 이날 오찬에서 박 대통령에게 대기업 총수와 민생경제 사범의 특별사면을 건의했다. 이 대표는 “민생경제 사범들은 잘못을 했지만 반성을 하고 있고 벌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뛸 수 있도록 베풀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찬 후 가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민생경제 사범의 특별사면에 대해) 상당한 응답을 할 것 같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 총수의 특별사면도 요청했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얘기하지 않았다”며 “지켜보면 될 것 같다”고만 말했다. 대기업 총수 중 특별사면 대상자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는 법무부가 선정한 특별사면 대상자를 검토하고 있고 법무부는 12일 국무회의 최종 의결을 거쳐 8·15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개각에 대해서도 “탕평인사, 균형인사, 능력인사, 소수자에 대한 배려 인사가 조금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새누리당 대표가 호남 출신인 만큼 인사 소외 논란이 있었던 호남 출신의 입각을 건의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잘 참고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영란법 금액 기준, 해결 필요한 문제”=박 대통령은 이날 새 지도부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적용 금액 한도 조정 건의와 관련해 “해결이 필요한 문제”라고 밝혀 상향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행령은 국회에서 만든 법의 취지를 넘어설 수 없다”며 원안 수정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오찬 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법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김영란법 시행령은) 해결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오찬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농축수산 업계의 우려와 내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각계각층에서 시행령 원안을 수정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길·김상용·류호기자 what@sedaily.com

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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