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대 학생들 “학교 명예 실추 시키는 총장 모실 수 없어”

11일 호소문 통해 “학생들 위해 물러나 달라”

“세월이 흐르면 감사인사 드리러 찾아 뵐 것”

이화여대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10일 오후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며 교내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화여대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10일 오후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며 교내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달 28일부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이 “최 총장 부임 이래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불통은 이화인들에게 큰 상처와 답답함, 혼란이었다”며 퇴진을 재차 촉구했다.

이화여대 농성학생 언론팀은 11일 ‘현 사태에 대한 학생들의 호소문’을 통해 “이화의 딸들로서 학생들은 갈등의 골이 지극히 깊어진 현 사태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다”며 “부디 이 사태가 학교를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미래로 이끄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며, 이화의 모든 구성원들께 간절히 호소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농성학생 언론팀은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어떤 방법도 없는 와중에도 이화인들은 계속 소통을 호소해 왔으나, 모든 시도는 철저히 무시당했다”며 “총장 독단으로 추진한 파빌리온 건설, 프라임 사업, 신산업융합대학 설립, 성적 장학금 및 중앙도서관 24시간 운영 폐지, 해외캠퍼스 설립 추진, 그리고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건으로 마침내 그 정점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속해서 좌절된 소통 요구의 끝에 저희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은 무작정 본관으로 달려가는 것 뿐이었다”며 “그렇게 한 마음 한 목소리로 소통을 위해 아우성 쳤을 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방패와 망치를 손에 든 1600명의 경찰병력이었다”면서 지난 달 30일 경찰의 학내 진입을 비판했다.

특히 “학생들보다 여론만을 중시하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겉치레에만 급급한 총장님의 모습에 저희들의 불신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면서 “저희의 신뢰와 지지를 완전히 잃고, 날로 이화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총장님을 더 이상 총장님으로 모실 수 없다”고 강조했다.


농성학생 언론팀은 또 “총장님도 한 때는 이화여대 학생이었고 선생님으로 학생들과 함께 했는데 그 시절을 기억한다면 학생들을 위해 물러나라”고 거듭 호소한 뒤 “세월이 흐르면 감사의 인사를 위해 총장님을 찾아 뵐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허심탄회하게 세대를 초월한 또 다른 벗으로 최경희 선배님과 다정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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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부터 시작된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 사태는 단과대학 설립이 발단이 됐다.

이화여대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추진하자 학생들은 “대학이 학위 장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 3일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 계획을 취소하며 농성 해제를 요구했지만 학생들은 “최 총장이 사퇴할 때 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맞서며 본관 점거 농성을 계속 하고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10일 오후 정문에 모여 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는 경찰추산 3,500여명(학생 측 추산 3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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