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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신태용호, 4강 좌절…그래도 미래는 밝다

압도적 점유율 차 보였지만

역습 한 방에 선제골 허용

침대축구·GK 선방에 0대1 패

류승우·정승현 등 보석 발견

신태용 "선수들 자랑스럽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축구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1대0으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가 종료된 후 손흥민이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벨루오리존치=이호재기자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축구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1대0으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가 종료된 후 손흥민이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벨루오리존치=이호재기자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너무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24·토트넘)은 운동장에 쓰러져 오열했다. 너무도 아쉬운 패배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4일 오전7시(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온두라스와의 남자 축구 8강전에서 0대1로 아쉽게 패했다. 전반부터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로 볼 점유율에서도 64%대34%로 월등하게 앞섰지만 상대의 역습 한 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선제골을 허용한 후, 대표팀은 만회골을 기 위해 상대를 끊임없이 두드렸다. 측면의 이슬찬(23·전남)과 심상민(23·서울)의 공격 가담으로 몇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지만 번번이 상대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의 정면으로 향했다. 온두라스의 ‘침대 축구’도 대표팀을 가로막은 장애물이었다. 가벼운 접촉만 일어나도 운동장에 누워 버린 온두라스 대표팀 선수들은 최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온두라스 선수들의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다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결국 후반 막판 3분의 추가 시간까지 모두 흘렀고 4강 진출 티켓을 온두라스에게 내주고 말았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진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대표팀 주장 장현수(25·광저우)는 “와일드카드로 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최선을 다했는데 너무 결과가 아쉽다”며 “형으로서 좀 더 잘했어야 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은 좀처럼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 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아쉬움보다 동료에게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마 미안함에 동료들을 쳐다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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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8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대표팀은 그동안 올림픽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대회 전부터 ‘골짜기 세대’라는 이름과 함께 역대 23세 이하 대표팀 중 가장 전력이 약한 대표팀이라는 ‘악평’을 들어야 했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막강한 경기력으로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대표팀은 피지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8골을 몰아치며 FIFA 주관 세계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최다 골 신기록을 작성했고, 올림픽 무대 최초 조 1위 8강 진출이라는 쾌거도 이뤄냈다. 특히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점은 한국 축구사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리우올림픽은 미래의 한국 축구를 이끌 인재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대표팀 막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저돌적인 돌파력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어준 황희찬(20·잘츠부르크), 여러 번의 임대 이적에도 ‘해외파’로서 제 몫을 다해준 류승우(23·DSC 아르미니아 빌레펠트), 센터백 파트너의 부상에도 최선을 다해 수비진을 이끈 정승현(22·울산) 등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발견한 한국 축구의 ‘소중한’ 보석들이다. 아쉽게 이번 대회를 마무리한 ‘패장’ 신 감독도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희망이 없는 골짜기 세대라는 소리를 들은 선수들이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 자랑스럽다”며 “이런 기세를 이어나가면 우리 축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별예선 3경기와 8강까지, 매 경기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며 최선을 다한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게 ‘열심히 뛴 어린 선수들에게 비난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손흥민의 말처럼 비난보다 ‘따뜻한’ 격려와 박수가 필요한 때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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