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에 등록된 10년 이상 된 노후차량 수는 총 703만2,922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2,146만4,224대)의 32.8%에 해당하는 수치로 도로 위 차량 10대 중 3대가 10년 넘은 차량인 셈이다. 노후차량 대수는 지난 4월 701만대를 기록한 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식별로는 10~14년 차량이 468만894대(66.5%), 15년 이상이 235만2,028대(33.5%)였다.
노후차는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국내 도로 사정이 개선되고 차량 내구성이 양호해지면서 차를 오래 타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0년 전인 2006년만 해도 차량 총 등록대수 1,590만대 중 노후차는 402만대(25.3%)에 불과했다. 지난 10년 동안 차량 총등록대수(1,590만대→2,146만대)는 35% 늘었지만 10년 이상 된 노후차(402만대→703만대)는 75%나 증가했다. 차량 전체 등록대수보다 노후차 증가 속도가 두 배 정도 더 빨랐다.
특히 고속도로 운행이 많은 대형 노후 트럭은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또 노후차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30%는 경유차이며 이 중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가 미치는 영향이 80%에 이른다. 경유차는 국내 전체 자동차 가운데 41%(862만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는 318만대에 달한다.
정부가 이런 상황을 반영해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새 승용차를 사면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해주기로 했지만 정책을 발표한 지 한 달여가 지나도록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당초 시행 예상시기였던 오는 10월은 물론 연내에 시행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정책에 발맞춰 노후 경유차 교체 시 각종 프로모션을 내걸고 판매 확대를 위해 준비하고 있던 완성차 업체들이 정책 시행이 기약 없이 미뤄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수 진작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 오히려 신차 판매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