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평창동계를 문화올림픽으로" 문화계가 뛴다

8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코파카바나 해변에 5G 홍보를 위해 마련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KT부스를 찾은 현지주민들과 관광객들이 VR 스키점프대에서 뿌리는 인공눈을 보며 즐거워하고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8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코파카바나 해변에 5G 홍보를 위해 마련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KT부스를 찾은 현지주민들과 관광객들이 VR 스키점프대에서 뿌리는 인공눈을 보며 즐거워하고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의 열기가 뜨거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스키점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지난 6일(현지시간) 개관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이다. VR(가상현실)시뮬레이터가 4D로 해변에서 눈밭을 체험하게 해 다가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드높인다. 18개 동계 스포츠 종목을 보여주는 인형들과 기계장치를 통해 스스로 움직이는 경기장, 매일 열리는 퓨전국악과 얼음타악 공연·넌버벌 코미디·K팝 커버댄스 등에 방문객이 끊이지 않아 열흘 만에 8만4,000여명이 다녀갔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방문해 “대한민국 평창에 있는 눈과 얼음을 이곳 브라질로 옮겨온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특별한 경험”이라고 극찬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 측은 “리우올림픽과 이어지는 페럴림픽까지 총 23만명 이상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의 열기가 치솟는 가운데 ‘문화올림픽’을 비전으로 앞세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문화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리우올림픽의 개막식이 브라질의 열정을 집약적으로 보여줬다면 평창올림픽에서는 현대적으로 구현한 한국의 전통이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난타’로 세계를 사로잡은 송승환 씨가 총감독을 맡고, 디자이너이자 무용 ‘묵향’과 ‘향연’의 연출가인 정구호 씨가 연출을 맡았다.

지난 7일 13번째 축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올해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로 이름표를 바꿔 달았다. 이 음악제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기획됐지만 익숙지 않은 ‘평창’의 이름이 ‘평양’과 헷갈린다는 이유로 지난해까지 ‘대관령국제음악제’라는 명칭을 고수했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13년간 쌓은 국제적 명성을 바탕으로 ‘평창’ 알리기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여름 축제의 이름에서 ‘평창’을 가장 먼저 앞세운 것은 물론 올해 2월 첫선을 보인 평창겨울음악제는 2018년 동계올림픽 기간 평창을 찾을 세계 각국의 방문객과 선수단에게 감동적인 문화 경험을 선사할 전망이다.


국립국악원은 내년 10월 개막을 목표로 전통 소재에 IT 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소재나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넌버벌(비언어)극 위주의 관광객 대상 공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콘텐츠로 한국 문화와 첨단 기술을 함께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립국악원은 최근 한국관광공사와 전통문화 활용 공연관광 콘텐츠 확충·외국인 대상 국악공연 관광상품 개발·홍보 등에 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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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한국의 IT 기술과 문화예술과 접목한 시도 역시 넘쳐난다. 지난 7월에는 평창문화올림픽을 주제로 예술 및 콘텐츠 기획자, 디자인·IT·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인 ‘예술 해커톤 : 평창문화올림픽’이 열렸다. 평창 지역에 대한 추억을 담은 타임 캡슐 디지털 어플리케이션(최우수상),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웹툰(우수상), 동계올림픽 경기 승부예측 랭킹 게임(우수상) 등 이색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문체부는 평창올림픽조직위와 협의해 수상 아이디어의 인큐베이팅·창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류 선봉장인 K팝 스타들은 홍보대사로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빅뱅을 국가브랜드 홍보 대사로 선정했고 이들은 이번 리우 올림픽부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린다.

오는 19일부터는 강원도 평창·태백·정선·영월이 합심한 ‘문화올림픽을 위한 백두대간 국제디자인전’이 2주씩 지역별 순회전 형식으로 10월 27일까지 열린다. 국내외 디자이너 40명이 참여해 10명씩 4개 지역을 직접 답사한 후 그 영감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디자이너 조셉 펠릭스 매컬라프는 영월의 수려한 산수를 흑백의 기하학적 화면으로, 야스타카 미나모토는 정선을 주제로 한 평화의 이야기를, 폴 데릭은 평창을 눈(雪)의 이미지로 펼쳐 보인다. 또 내년 2월에는 평창비엔날레와 강원민속예술축전이 열린다. 올림픽 개최를 내다보고 지난 2013년 처음 열린 국제미술제 ‘평창비엔날레’는 그러나 졸속과 날림이라는 여론의 뭇매에 시달렸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평창비엔날레가 자칫 지역 내 해게모니 싸움에 휩쓸려 지역문화축제로 전락할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올림픽 조직위, 관련 지자체의 ‘문화올림픽’에 대한 의지는 높지만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되고 만다. 동시대 예술은 혁신과 도전을 지향하는 속성을 갖다 보니 이를 ‘대중 눈높이’에 맞추려면 정교한 안목이 요구된다. ‘문화올림픽’이 개최 도시의 문화에 기반을 두되 전세계인을 공략하는 것인 만큼 지역성과 세계화의 균형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인문학적 연구부터 체계적으로 다진 장기적 접근이 필수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리우데자네이루=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조상인·송주희·연승·양준호·김경미·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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