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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스피 실적]악재 딛고 선방...가파른 원화강세가 하반기 성적표 최대변수

수출기업 선전·구조조정 효과...이익지표 모두 개선

"삼성전자 기대이상 실적에 외형확대 착시효과" 지적도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잇따른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두자릿수의 이익성장률을 일궈내는 데 성공했다. 외형 성장의 기준이 되는 매출이 비록 1% 미만의 낮은 성장률에 머물렀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상장사들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익지표는 모두 개선됐다. 올 상반기 상장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6.88%)보다 0.94%포인트 높은 7.8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순이익률도 0.95%포인트 올라간 5.87%로 집계됐다. 기업이 1만원짜리 상품을 팔아 782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이 중 세금 등을 빼고 손에 쥔 순이익은 587원이라는 의미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주요 수출 기업들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넘게 늘어난 14조8,198억원을 기록하며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47.34%)과 기아차(000270)(20.83%), 롯데케미칼(011170)(42.77%), LG전자(066570)(98.39%) 등 다른 수출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원화 약세로 수출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된데다 대규모 감원과 비용 감축 등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기대를 넘어서는 실적을 거둔데다 지난 3~4년간 지속된 기업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 노력이 본격 반영되면서 이익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 흑자로 돌아선 건설업을 비롯해 기계(319%), 운송장비(60%), 화학(41%) 등은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반면 비금속광물(-85%), 유통(-49%), 의료정밀(-46%) 등은 순이익은 감소했고 운수창고업은 적자를 지속했다. 금융업의 경우 은행은 순이익이 50% 가까이 늘었지만 증권은 반대로 42% 넘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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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상장사들의 수익성 호조에도 정체된 매출 성장은 부담이 되고 있다. 외형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익 성장만으로는 지속적인 실적 개선 여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효과와 구조조정으로 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매출은 정체된 불황형 흑자 기조는 이어졌다”며 “매출 성장 없는 이익 개선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최근 가파른 원화 강세는 하반기 기업 실적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 기조가 계속될 경우 지난 2·4분기를 정점으로 기업 실적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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