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이라크 상가우사우스 광구 사업에서도 철수한다. 이라크의 바지안 광구(2014년), 올해 상반기 카자흐스탄의 잠빌 광구에 이은 철수로 이 광구들은 하나같이 탐사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들이어서 우리나라 자원개발 업계에 주는 충격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이라크 상가우사우스 탐사사업 철수’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상가우사우스 광구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남동부 지역에 위치한 면적 354㎢의 육상광구다. 지분은 석유공사가 50%로 가장 많고 대성산업 10%,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20% 등이다. 대성산업은 지난 2014년 석유공사 보유지분 10%를 매입하며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탐사에서 철수하고 광구를 반납하기로 하면서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석유공사는 그간 광구 개발에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10%를 가진 대성산업도 반기보고서를 통해 상가우사우스 광구에서 213억원의 손상차손(재무제표상 손실 반영)을 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탐사 초기 원유도 일부 나와 성공 기대감이 매우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안타깝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상가우사우스 개발은 2008년 6월 광구 지분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상가우사우스 등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지역 광구 인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이었던 시절인 2008년 2월 방한한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와 자원개발 사업 참여에 합의하고 같은 해 본계약을 체결하며 이뤄졌다. 당시 이라크 원유개발 사업은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우리 정부와 석유공사가 쿠르드 자치정부와 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하며 화제를 모았다.
성공 기대감은 컸다. 자원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8년 지분을 인수할 때만 해도 이라크 쿠르드 지역은 원유 위에 떠 있는 지형으로 평가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2014년 4·4분기에 진행된 탐사정 시추에서 하루 2,105배럴가량의 원유산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후속작업인 평가정 시추를 진행하자 탐사정 시추와 달리 원유산출량이 적었다. 평가정 시추는 광구의 전체 매장량 등의 산출을 위해 실시하는 작업이다. 이렇다 할 소득을 얻지 못한 상가우사우스 광구 개발사업은 지난해 12월 사업기간이 만료됐다. 석유공사 컨소시엄은 고심하던 끝에 즉각적으로 광구를 반납하지 않고 관련 의사결정을 올 5월까지로 연장했지만 결국 7월 이사회를 열어 광구반납을 결정했다. /세종=이철균기자 fusionc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