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장남이 중학교·고등학교 재학 시절 쌓은 봉사활동 실적이 대부분 조 후보자가 기획예산처 재직 때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봉사활동 실적이 조 후보자가 기획예산처에 근무할 시기와 겹쳐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5일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 장남이 지난 2001년 모 중학교에 입학한 후 3년간 쌓은 봉사활동 시간은 총 60시간이다. 이 중 절반인 30시간을 기획예산처 봉사활동으로 쌓은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인 봉사활동 실적은 △2001년 7월19일 기획예산처 6시간 △2002년 1월20일 기획예산처 5시간 △2002년 8월12일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 8시간 △2003년 2월8일 기획예산처 도서실 2시간 △2003년 8월1일 기획예산처 도서실 9시간 등이다.
조 후보자의 장남이 기획예산처에서 봉사활동을 한 시기는 조 후보자가 기획예산처 재직기간과 겹친다. 조 후보자는 2001년 8월부터 2005년 6월까지 기획예산처 공보관실과 정부개혁실 등에 재직했다.
이용득 의원은 이에 “조 후보자 장남의 ‘금수저 봉사활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봉사활동 실적이 진학 등에 점수로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조 후보자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 자제에게 과도한 특혜를 준 것”이라며 “공무상의 지위를 이용해 자제에게 금수저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면 조 후보자가 국무위원으로서 자질이 없다는 간접적인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공무원 부모를 배경으로 실제로 봉사활동을 하지 않고 실적을 쌓은 것은 아닌지, 공무원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특혜를 준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며 “자식들이 어렵게 봉사활동 기관을 선정하는 모습에 가슴 아파하는 모든 대한민국 부모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의 장남은 모 외고 재학 중에도 총 73시간의 봉사활동 중 10시간을 기획예산처에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 후보자가 기획예산처 혁신인사기획관실에 재직할 당시인 2005년 4월4일 혁신인사기획관실에서 6시간 동안 양식자료 컴퓨터 입력을 한 것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돼 있다. 기획예산처 도서실에서는 도서 정리 등의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조 후보 측은 “당시 전 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공개모집한 결과 조 후보자의 장남이 뽑혀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으로 별도의 특혜를 준 사실은 없다”며 “양식입력이나 도서정리 등의 활동을 했기 때문에 당시 봉사활동을 하지 않고 실적을 쌓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