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伊 지진 생존자 가능성 희박해져

이탈리아 중부 산악 지역을 강타한 지진 피해 현장에서 추가 생존자가 나올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재난 발생 시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시점인 이른바 72시간 ‘골든타임’도 이미 만료됐다.

27일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281명, 부상자는 최소 388명으로 집계됐다. 지진 발생일인 24일 저녁 이후로는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생존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당일 새벽 규모 6.2의 본진 이래 사흘간 크고 작은 여진이 1,000여 차례나 일어나 구조작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탈리아 경찰 관계자는 NYT 인터뷰에서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0’으로 내려가려 한다”고 절망적인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최대 피해 지역인 아마트리체에서는 구조 대원과 탐지견들이 재해 현장을 샅샅이 뒤지면서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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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피오치 아마트리체 시장은 “기적이 일어나야만 우리 친구들이 지진 잔해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지만, 여전히 실종자가 많아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오치 시장은 15명가량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옛 도시 중 한 곳으로 선정된 아마트리체는 멀쩡하게 남은 건물이 거의 없는 폐허가 됐다.

한편 일부 피해 지역에서는 구조작업을 마무리했다.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된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서는 모든 주민의 소재가 확인돼 구조 대원들이 철수했다. 페스카라 델 트론토가 있는 마르케 주에서는 지진 초기 실종 신고된 사람들의 시신을 모두 찾아내 수색 작업이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도 온전하게 서 있는 가옥은 5채 정도로 도시 자체가 복구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지진 희생자에 대한 첫 장례식도 치러졌다. 26일 로마에서는 지진 당시 아마트리체에 있는 가족 별장에 있다가 변을 당한 마르코 산타렐리(28)의 장례식이 열렸다. 이어 같은 날 로마 남부 포메치아에서는 8세 남자 어린이, 14·15세 소녀를 포함한 포메치아 출신 지진 희생자 6명에 대한 장레식이 거행됐다. 27일 마르케 주 아스콜리 피체노에서는 마르케 지역 희생자 46명에 대한 장례식이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다.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도시 아마트리체에서 구조대원들이 지진 피해 사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AP연합뉴스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도시 아마트리체에서 구조대원들이 지진 피해 사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도시 아스콜리 피체노에서 장례식을 앞둔 지진 피해 사망자들의 관이 체육관으로 옮겨져 있다./로이터연합뉴스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도시 아스콜리 피체노에서 장례식을 앞둔 지진 피해 사망자들의 관이 체육관으로 옮겨져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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