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0년 만에 학사모 쓴 임헌식씨 "졸업은 새출발…취업난 기죽지 말고 각오 다지길"

서울시립대 '리마인드 졸업식'

서울시립대 리마인드졸업식에 참가한 임헌식(왼쪽)씨.서울시립대 리마인드졸업식에 참가한 임헌식(왼쪽)씨.





“취업 스트레스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아요. 후배들이 취업난에 기죽지 말고 새 출발 각오를 다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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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취업난으로 대학 졸업식 참석자가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시립대 강당에서 2016년도 후기 학위수여식과 함께 이색 졸업식이 열렸다. 학위수여식 행사에서는 검은 머리의 청년들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이 눈에 띄었다. 주인공은 바로 임헌식(53·사진)씨. 이 학교 화학공학과 82학번인 임씨는 졸업한 지 30년 만에 학사모를 쓰고 “30년 전 청년의 기분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마음을 다잡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86년 2월 학사 학위를 받았지만 졸업식은 이날 까마득한 후배들과 함께했다. 서울시립대는 개인 사정으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기졸업생들이 그때의 두근거림과 기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후기 학위수여식 때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리마인드 졸업식’을 올해부터 갖기로 했다.

당시 임씨는 총학생회 부학생회장으로 학생군사교육단(ROTC) 임관식 행사 준비로 졸업식 참가를 포기해야만 했다. 임관 동기 28명 대부분도 같은 이유로 졸업식에 가지 못했다. 올해는 임씨에게 대학 졸업 30주년에다 임관 30주년이 겹치는 해다. 이를 기념해 리마인드 졸업식에 참석한 그는 “1980년대에는 졸업하지 못하는 친구도 많았지만 취업 문제로 친구들 간에도 희비가 엇갈리면서 졸업식장에 오지 못하는 친구도 많았다”고 떠올렸다. 특히 1980년대 초반 대학가에 학생운동 바람이 불었고 미래가 불안한 청년들이 졸업식 참석을 꺼리던 분위기가 지금과 매우 닮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후배들에게 “사회로 나간다는 부담과 함께 취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뎌내야 하는 졸업생들의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할 것”이라며 “지금 와서 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 졸업식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후 같은 학과 친구들과 모여 졸업 40주년 리마인드 졸업식도 참석할 계획”이라며 “그때 역시 40년 후배들과 함께하기를 꿈꾼다”고 전했다. 개인적으로 졸업식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 만큼 젊은이들도 취업난에 기죽지 말고 졸업식에서 새 출발 각오를 다졌으면 한다는 것이 30년 선배 임씨의 바람이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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