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G20, 한중관계 분수령되나

-中, 北 SLBM 발사 규탄 안보리성명 채택 비협조→협조로 태도변화

-‘G20 성공 개최’ 전략적 접근 가능성…입장 근본적으로 바뀌진 않아

-G20때 한중 정상간 만남 여부가 변수…전문가 “정상회담 성사시켜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 이후 껄끄러워진 한중관계가 다음달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지 여부와 함께, 성사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추후 한중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형상으로는 중국이 북한의 지난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언론성명이 26일(현지시간) 채택되는데 협조함에 따라 한중관계의 갈등수위가 다소 낮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북한이 지난 3일 노동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중국의 비협조로 안보리 성명 채택이 무산된 것과는 대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은 성명에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문안을 넣자고 고집을 부렸다.. 북한이 지난 7월9일 SLBM을 발사하고 같은 달 19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한 중국의 비협조로 안보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이 안보리에서 협조했다고 해서 한중관계가 회복됐다고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안보리에서 중국이 협조적으로 나온 것은 중국이 의장국을 맡은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전략적인 접근을 한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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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도 중국이 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고 지적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28일 한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가진 입장에 근본적 변화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장관은 또 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통상적으로 다자회의가 있으면 양자 접촉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 계기에 만나 ‘양국 간 이견이 있지만 서로 존중하며 해결해나가겠다’ 내지는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는 수준의 메시지를 도출할 수 있다면 한중관계가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톈안먼 망루에 섰는데 올해 중국에 가서 정상회담도 안 한다면 한국 외교의 실패를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라면서 “G20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서로 합의하기 어렵고 얼굴 붉힐 사드 문제는 뒤로 미뤄두기로 미리 합의하고 문제 해결 보다는 위기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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