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하반기 수도권 주택시장은 보합세를 보이겠지만 지방의 경우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책 등의 영향으로 둔화 정도가 커지면서 전국 집값 상승률이 상반기 대비해 더 떨어지고 주택거래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29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이번 전망은 부동산114, 주택산업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 등 부동산관련 연구기관의 전문가 94명으로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이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답변은 전체의 42.5%였다. 이어 ‘다소 둔화(41.5%)’될 것이란 답변이 뒤를 이었고, ‘다소 개선’될 수 있다는 답변도 10.8%에 달했다.
다만 지역별로는 명암이 갈렸다. 수도권의 경우 보합세를 예상한 답변이 75.9%로 다수를 차지했고, 다소 개선될 수 있다는 답변이 16.2%로 뒤를 이었다. 반면 지방은 다수 둔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63%로 가장 많았고, 보합세(24.1%)를 보일 것이란 답변이 두 번째로 많았다.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1% 상승해 2013년 하반기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0.3% 올랐고 지방은 보합세를 보였다.
수도권 재건축 시장의 경우 완만한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거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재건축 주택 가격의 상승 폭이 1~3% 미만일 것이란 답변이 52.6%로 가장 많았다. 거래량은 보합세를 보이거나 다소 감소할 것이란 답변이 각각 31.6%로, 전체 답변 비중에서 63.2%를 차지했다. 다소 증가할 수 있다는 답변은 26.3%였다.
한은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주택의 경우 초과이익 환수제도가 유예 중인 점을 감안할 때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세 지속기간은 2017년 상반기까지라는 답변이 47.4%로 가장 많았고 2016년 하반기까지라는 답변이 31.6%, 2017년 하반기라는 답변은 21.1%였다.
보고서는 정부가 내놓은 주택시장 규제책 등이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주택 공급 물량을 줄이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8·25대책’의 영향은 이번 보고서에는 담기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경우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7월 1일부터 시행된 중도금 대출 보증요건 강화의 경우에는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와 신규분양시장에서 투자수요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다만 8·25대책으로 주택공급물량이 줄어들 경우 규제책의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