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박인비 "금메달 포상금, 골프꿈나무에 영감주는데 쓸래요"

후배에 영감주는 선배 되고파

'좋은 일' 고민…재단설립도 고려

3주간 깁스 필요해 에비앙 불참

박인비가 29일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기자회견에서 깁스한 왼손으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박인비가 29일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기자회견에서 깁스한 왼손으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박세리 프로님께 영감을 받았듯이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유망주가 꿈을 키워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골프 꿈나무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나타냈다. 박인비는 2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준비와 금메달 획득 과정, 이후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박인비는 금메달 포상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 묻는 질문에 “어떻게 좋은 일에 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박인비는 이번 리우올림픽 금메달로 대한골프협회가 준비한 3억원과 정부 포상금 6,000만원을 받게 된다. 후원 업체들도 인센티브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가 언급한 “좋은 일”은 골프 유망주 육성과 기부 등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날 박인비는 “이번 금메달은 앞으로 주니어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 다른 메이저대회와는 남다른 의미가 될 것 같다. 또 제 개인의 금메달을 떠나 국민 모두의 금메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난치병 아동 돕기 등에 꾸준히 기부 활동도 해왔다. 포상금 등을 기금으로 한 재단 설립 가능성도 있다. 최경주나 타이거 우즈(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등 많은 골프스타들이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운영 중이다.

관련기사



왼손 엄지 인대 부상에도 통증을 참고 올림픽에 출전한 박인비는 오는 9월15일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왼손 엄지에 깁스를 하고 회견장에 나온 그는 “통증은 많이 사라졌지만 귀국 후 검진 결과 인대 재생을 위해 3주간 깁스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올해는 1~2개 대회에 더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US 여자오픈, 브리티시 여자오픈, ANA 인스퍼레이션, 위민스 PGA 챔피언십 등 4개 메이저와 올림픽 우승을 차지해 ‘골든 슬램’을 이룬 박인비는 5대 메이저의 나머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마저 제패하는 대기록 달성은 미뤄야 하게 됐다.

올림픽에 앞서 부상에 따른 경기력 우려 등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박인비는 “자신에게 패배자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출전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금메달 확정 순간의 기분에 대해서는 “116년 만인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은 제가 죽고 나서도 역사에 남는 일이라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우러러봐 왔던 분(박세리 감독)과 함께 금메달을 따내 굉장히 특별한 운명을 타고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리디아 고(19·뉴질랜드)나 에리야 쭈타누깐(20·태국) 등 어린 선수의 약진을 두고는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과 기세가 대단한 시즌이지만 투어에는 20대 후반이나 베테랑 층도 탄탄하다. 특히 골프는 다른 종목에 비해 나이와 큰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확실하지만 2세는 선수 생활을 끝낸 뒤 아이에 집중할 수 있을 때 계획하겠다는 그는 은퇴 시기는 언제가 될지 정해놓기보다 마음에 준비가 됐을 때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으로 목표에 관해서는 “2020년 올림픽도 목표가 될 수 있는데 4년 뒤라 거기까지 장담하기는 어렵다”면서 “메이저대회에서 승수를 쌓는 선수가 되고 싶고 실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범적인 선수가 되고 싶은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